[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블록체인을 포함한 핀테크(Fintech)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규제를 없애고, 비조치 의견서(No Action Letter·사전청구제도) 등 특례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혁신을 위해 새로운 틀과 패러다임이 마련돼야한다는 지적이다.
22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서울 강남 무역전시관(SETEC)에서 열린 ‘2018블록페스타’에 참석해 “블록체인에는 무한한 잠재력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한계와 리스크도 있어 이를 돌파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핀테크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임 전 위원장은 블록체인 등 핀테크 기술이 적용될 분야로 ‘금융’을 지목하며 “금융은 다른 산업보다 4차 산업과 융합이 잘되고, 빠른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해외 송금을 지원하는 ‘리플(Ripple)’과 이더리움(ETH)을 기반으로 하는 자금 조달 방안 등을 예로 들며 “기존에는 하나의 금융회사가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제는 기능별로 금융서비스가 분화되고,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전 위원장은 또 “우리나라 금융서비스 전달 채널별 비중을 보면 창구는 2001년 42%에서 지난해 10%까지 떨어졌으며 인터넷뱅킹은 8.8%에서 45.4%로 증가했다”며 “블록체인,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핀테크 기술은 단순히 업무 효율을 강화하는 수단이 아니라 서비스 혁신의 수단으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연착륙의 장애물로는 ‘금융규제’가 거론됐다.
임 전 위원장은 2015년 금융위원장 취임 당시 핀테크 육성 계획을 세웠던 일화를 예로 들며 “당시 약 340개의 신기술 개발 기업들 가운데 29%가 ‘정부의 규제’를 걸림돌로 꼽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융 산업은 공공재(Utility)로 인식되는 데다 불특정 다수인의 자산을 관리하고, 국민경제의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규제 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기존 규제 체계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수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혁신서비스에 대한 특례가 필요하다는 게 임 전 위원장의 생각이다.
임 전 위원장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매번 건별로 규제를 풀어달라고 하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제는 새로운 프레임과 틀을 마련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현재 국회에 상정된 ‘금융혁신지원특별법’과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금융 테스트베드 등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핀테크 산업의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국회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추진 중인 금융분야 규제 샌드박스(Sand Box) 도입 방안으로 현재 상임위에 상정된 상태다.
이와 함께 비조치의견서 도입 필요성도 제시됐다.
비조치의견서란 금융회사 등이 특정 행위를 시행하기 이전에 그 행위가 금융법규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금융당국이 사전심사를 통해 내놓는 허가서다. 임 전 위원장은 “모든 금융규제를 배제시킨 상태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실험해볼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혁신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만 “블록체인 잠재력을 실제화하기 위해선 시장의 신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금융보안 레그테크(RegTech)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금융권 자율보안체계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사회 흐름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블록체인은 개인의 가치를 고도화하는 시스템으로, 데이터가 아닌 가치를 교환하는 세상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류 문명은 산업화, 정보화를 거쳐 분산화, 자율화, 고도화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은 가치를 어떻게 거래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로저 버(Roger Ver) 비트코인닷컴 대표는 경제적 자유도를 높이기 위한 최고의 도구로 암호화폐를 꼽으며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경제적 자유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블록체인을 통해 창업이 용이해졌고, 안전하게 재산권을 보호하기 쉬워졌다”고 부연했다.
블록체인을 통해 금융과 산업의 효율성이 증대되고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암호화폐가 더 많이 사용될수록 경쟁이 가속화되고 고도화되면서 서비스와 재화의 수준이 높아지고 더 많은 기회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8블록페스타’는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와 블록미디어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 블록체인 콘퍼런스로 이날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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