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세법개정)김빠진 개정안 발표…"여당, 확정전 발표는 문제"
당정협의 직후 핵심내용 사전공개 되풀이…"혼선 발생하면 피해는 국민에게"
2018-07-30 19:05:45 2018-07-30 19:05:45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30일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 등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2018년 세법개정안'을 내놨지만, 별로 새로운 느낌이 드는 내용은 없었다. 이미 지난주 열린 당정협의회 직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내용을 다 공개한 탓이다.
 
세법개정안을 확정하기 전에 당정이 모여 협의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지만, 당이 먼저 내용을 배포하면서 정부는 그대로 따라한 모양새가 됐다. 특히 세제발전심의위원회라는 공식 기구를 거쳐 확정되기도 전에 핵심 내용이 발표되는 것은 원칙에 안맞는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18년 세법개정 당정협의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획재정부는 30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세법개정안을 확정·발표했다. 하지만 주목을 받았던 '자녀장려금 지급 대상 및 금액 확대'와 '산후조리원 비용 의료비 세액공제', '발전용 유연탄·LNG 제세부담금 조정', '고용위기지역 세제지원', '청년일자리 대책' 등의 내용 등은 이미 며칠전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발표된 것이다. 
 
이번 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8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방안'과 '일자리 정책' 등을 내놨는데, 이 역시 며칠 앞서 민주당이 언론 등에 발표해 김이 빠진 상태였다.
 
유일하게 당이 정부보다 먼저 발표하지 않은 내용은 ‘금융위기 이후 첫 세수감소’와 '하반기 경제성장률' 등 국민들의 박수를 받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이 때문인지 정부는 당시 경제정책방향 발표 직전까지 유독 경제성장률 수치를 최대한 늦게 공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핵심 정책이 다 공개됐고, 하반기 경제성장률도 한국은행 등의 수치가 공개된 이후라는 점에서 정부가 당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당정협의회에 들어가는 순간 준비한 모든 내용이 당을 통해 오픈될 것이라고 예상은 한다”면서 “모든 공무원이 같은 생각은 아니겠지만 긍정적인 정책은 대부분 당이 먼저 발표한다고 보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당이 유독 복지 확대 등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정책에 대해 먼저 내놓는 경우가 많았는데, 문제는 당의 발표 시점이 공식절차를 모두 거치기 전이라는 점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엄밀히 따지면 의사봉이 두드려지기 전까지는 모든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면서 “때문에 일부 민원인들로부터 당에서 마련한 정책에 대해 제대로 검증도 안하고 그대로 따르기만 하는 정부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의욕이 많이 떨어진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중대 사유로 확정되기전에 발표된 내용이 변경될 경우 그 혼란은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당이 먼저 발표를 하게 되면 정부가 당 입맛에 맞게 정책을 꾸린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는 이미 확정된 안을 협의회에 가지고 오는 등 형식적으로 참여해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한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대통령 정책을 당이 힘을 합쳐 제대로 이뤄나가자는 취지에서 당의 결정권을 좀 더 강화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에서 먼저 배포한 것에 대해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당정협의회를 거치기 전부터 발표 시점을 공지 했다는 점에서 다소 신중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정기 국회에 제출할 소득세법, 법인세법, 종합부동산세법, 관세법 등 19개 세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다음달 16일까지 입법예고 후 8월 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31일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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