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항공산업 활성화를 위해 저비용항공사(LCC)의 신규 시장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특히 강원도 관광객 유치를 통한 강원 지역경제 살리기,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교류 확대를 위해서는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삼는 LCC를 유치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원도에 왜 항공사가 필요한가?' 토론회에서는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삼는 LCC 플라이강원의 항공운송면허 발급 필요성을 주장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항공시장이 '과당경쟁'이라는 이유로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불허 중이다. 토론회에서는 항공수요 증가에 따른 신규 LCC 필요, 양양공항 활성화에 따른 강원 지역경제 발전을 강원도 항공사 유치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허희영 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규 면허 발급은 플라이강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문제, 일자리창출의 문제, 지방거점 항공사 운영을 통한 지역균형 발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과당경쟁 여부를 판단, 항공사업자의 재무능력과 비행기 보유 기준을 강화하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35년까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항공수요가 계속 늘 전망"이라며 "국토부는 과도한 기준을 삭제하고 항공수요에 부응하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15년 이후 항공시장을 과당경쟁이라고 규정하고 신규 사업자 진입은 막는 대신 이미 시장에 진입한 8개 항공사가 항공수요를 맞추고자 새 비행기를 도입하고 노선을 늘리는 것은 적극 장려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인다. 송영출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과당경쟁 주장은 모호하다 못해 엉망진창"이라고 운을 뗀 후 "국내 6개 LCC 중 에어서울만 빼고는 양호한 실적을 내며 국내선과 국제선 탑승률은 각각 92%, 85%에 이르고 항공수요 급증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데도 과당경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합리를 가장한 무논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설사 영남에어처럼 파산하는 LCC가 생길 수도 있지만 정부의 역할은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것이지, 파산하지 않는 기업을 만드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양양공항은 지난 2002년 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완성됐다. 당시에는 17개 국내·국제노선에서 21만여명 이용했지만 계속 노선이 줄어 지난해는 9개 노선에서 6만명만 들렀다. 16년 새 만성적자의 유령공항이 됐다. 이에 '플라이강원 신규 취항→양양공항 활성화→해외 관광객 유치→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기 1대가 100개 일자리, 간접적으로는 2000여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플라이강원을 통해 유커 등 단체 관광객을 강원도에 실어 올 수 있다면 강원 지역경제에 더할 나위 없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승만 강원연구원 기획경영실장은 "양양공항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강원도도 자구책으로 LCC를 유치해야 한다"며 "정부는 강원도 인구가 적어 지속적인 항공수요가 나올 수 없다고 판단하겠지만 동해안 관광, 크루즈 수요와 연계한 관광객 유치,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발전성 등에서 볼 때 강원도는 항공수요 증가 1순위 후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토부는 2016년 이후 항공사 신규 허가를 중단했다. 오히려 올해는 LCC 신규 면허 요건을 자본금 150억원, 보유 항공기 3대에서 자본금 300억원, 보유 항공기 5대로 높이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기존 LCC들도 "LCC 특성상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최대 6시간 이내의 노선은 이미 포화됐다"고 주장하며 신규 사업자에 진입 장벽을 쳤다. 2008년 한성항공의 운항 중단 이후 영남에어(2009년)와 코스타항공(2009년) 등이 파산한 경험도 LCC 사업 부실화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국회서 열린 항공산업 진입규제 개선 토론회 때도 국토부는 "다수 업체가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인데, 건실한 사업자를 진출시키겠다는 취지"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이에 강원도 정·관계는 '강원도 모기지 항공사 육성에 관한 지원조례' 시행,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현안 건의, 국토부 제2 차관 면담 등을 통해 당국을 압박 중이다. 지난 23일에도 강원 지역주민 600여명이 상경, 청와대 앞에서 플라이강원 신규 허가를 요구하며 "주민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양양공항 폐쇄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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