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단순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4일 수원 영동시장 28청춘 청년몰에서 마련된 소상공인 활성화 행사 '나와라! 중기부 소상공인에게 듣습니다' 참석 전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이 밝혔다. 홍 장관은 "소상공인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이날 자리도 당사자들에게 가장 도움되는 정책이 뭔지 듣고 반영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이날 행사에서 대규모 쇼핑몰 출점 규제 필요성을 비롯한 다양한 요구사항을 중기부에 전달했다. 소상공인 대학 등록금 지원방안이나 창업지원제도 교육 도입 등에 대한 건의도 이어졌다.
봉필규 경기도시장상인연합회장은 "경기도에는 하남 스타필드를 비롯한 대형 쇼핑몰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며 "큰 규모만 꼽아도 경기도에 222개에 달하는 쇼핑몰이 있다. 서울도 149개에 달하고 이 숫자는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대형 쇼핑몰 총량 규제 등을 도입해 골목시장과 전통시장이 살 수 있는 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이 정부의 사회복지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봉필규 연합회장은 "전통시장 상인 대부분은 고령인데, 장사가 잘 안되지만 막걸리값이나 담배값을 벌기 위해 버티고 있다"며 "이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상권이 죽으면 지자체의 복지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런 비용을 감안해 지역상권을 살리는 데 써 달라"고 말했다. 또 "노동자를 고용할 때 4대보험을 노동자와 반씩 지불하는데 부담이 크다"며 소상공인이 지불하는 비용으로 준조세 성격인 사회보험을 통한 소득 재분배가 이뤄지는 점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이 더 많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성남에서 업체를 운영하는 동진삼보기획 김두형 대표는 "소상공인 대출 한도가 1억원이어서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상인들에게 융통성을 좀 더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최광운 청년협동조합 천안청년들 대표는 "신규 창업자 유입이 많아도 오랫동안 사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창업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육성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정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 외에 불법 노점상을 규제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이효정 화성 상인회장은 "정부 지원으로 지역 시장 활성화에 성공했는데 고객만큼 노점상이 많아져서 어려움이 많다"며 "대기업의 골목시장 침탈도 문제지만 무등록, 무자격의 노점상과의 갈등도 만만치 않다. 생계형이라고들 하는데 노점상 해서 집 사고 건물 샀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이들이 점포 얻고 세금 내면서 장사하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 가산동에서 블라인드공장을 운영 중이라는 한 참석자는 "공공조달에 건설면허나 창호면허가 있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제품 제조부터 납품 설치까지 소공인들이 다 하는 게 현실이지만 직접 입찰에 참여할 수 없어 인건비도 남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간판을 만든다는 상인 역시 "어렵게 입찰에 참여해도 원가계산서를 요구하는데 500만원짜리 공사에서 계산서 용역비용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소상공인들 참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을 해결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홍종학 장관은 "이번 정부들어 소상공인 대책을 6번 발표하고 그 안에 110개의 세부과제가 포함돼 있는데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며 "대기업의 상생 노력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소상공인 지갑이 두둑해질 수 있는 대책을 계속 내놓겠다"고 밝혔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일 수원 영동시장 청년몰에서 마련된 '나와라! 중기부 소상공인에게 듣겠습니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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