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이주열 한은 총재가 하반기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불균형과 정책여력 확보를 정책결정의 주요 변수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2일 서울시 세종대로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제68주년 창립기념식 기념사에서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아직 크지 않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했다.
작년 창립기념식에서 '경기회복세의 뚜렷한 개선'을 전제로 통화완화정도의 조정 필요성을 꺼내든 이후 1년 동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1차례에 그쳐있다.
이 총재는 "다만 이 과정에서 금융불균형이 커질 수 있는 점, 그리고 보다 긴 안목에서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 여력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불균형은 올해 1분기 기준 1468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 문제를, 통화정책 운용 여력은 최근 세계 및 국내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내외금리차 확대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2~13일(현지시간)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1.50%인 한은 기준금리와의 역전폭은 50bp로 벌어지게 된다.
다만 이 총재가 '긴 안목'에서의 정책여력 확보를 단서로 한 만큼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할 힌트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 4일 열린 BOK컨퍼런스에서도 통화정책 여건 변화상을 설명하며 "중립금리가 (금융위기) 이전보다 상당폭 낮아진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경기 하강국면에서의 정책여력 약화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에 동반한 신흥국 금융불안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는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금융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해외 리스크 요인들이 함께 현재화될 경우 파급효과의 향방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이들 요인의 변화를 더욱 주의깊게 살펴봐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재는 국내경제 성장세가 지난 4월 전망경로(경제성장률 3.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성장과 고용, 소득, 소비의 선순환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자본·기술집약적 산업 편중 등이 대표적이다.
이 총재는 "국내외경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을 때 구조개혁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정부는 구조개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경제주체 간 갈등을 원활히 조정하고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은 총재 연임 당시 강조했던 내부혁신과 관련 제도개선에 있어 전향적인 자세와 그에 맞는 조직문화,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를 당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8 BOK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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