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오늘 선고…'묵시적 청탁' 인정여부가 운명 가른다
1심서는 '일부 유죄' 판단…정유라 뇌물 입증 '0차독대'도 쟁점
2018-02-05 06:00:00 2018-02-05 07:16:0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뇌물죄의 유·무죄를 가를 '묵시적 청탁'의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개별적 현안에 대한 명시적 청탁은 없었지만,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며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공여, 횡령, 재산 국외 도피, 범죄수익 은닉, 국회 위증죄 등 5가지로 대부분 뇌물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재단출연금 204억, 이번에도 쟁점
우선 1심에서 무죄로 본 204억여원의 미르·케이 스포츠 재단 출연금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관건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1월 제3자 뇌물로 기소된 재단 출연금에 '단순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했다. 1심 재판부는 뇌물죄 혐의 중에 재단 지원을 제외하고 정유라 승마지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제 3자뇌물죄가 적용된 재단 출연금은 청와대 경제수석실 주도로 강압적인 측면이 있었고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유라 뇌물' 부정청탁 인정돼야
이 밖에 특검은 단순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한 정유라 승마 지원금에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예비적으로 추가했다. 공무원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이 입증되면 죄가 성립하는 단순 뇌물죄와 달리 제3자 뇌물죄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제3자를 통해 받았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해 입증이 까다롭다. 특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0차 독대'를 주장했다.
 
안봉근·안종범 진술, 이 부회장에 불리
이에 따라 특검이 네 차례 변경한 공소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0차 독대'가 인정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세 차례 독대 전에 두 사람이 한 번 더 만난 자리에서 삼성 현안과 관련한 부정한 청탁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은 2014년 하반기에 이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면담을 했다고 증언했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유사한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반면 이 부회장은 "0차 독대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면 제가 치매”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1심, '재산도피 일부'만 유죄인정
형량을 결정할 주요 변수이자 뇌물공여 따른 후행적 범죄 행위인 재산국외도피 혐의의 유죄 인정 여부도 관심사다. 재산국외도피죄는 5억원 미만은 징역 1년 이상,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은 징역 5년 이상,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징역 10년으로 액수에 따라 형량이 가중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씨 딸 정씨의 승마 지원을 위해 78억원을 해외로 내보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1심은 이 부회장이 코어스포츠 계좌로 송금한 36억원에 대해서만 용역거래로 위장해 제대로 된 법적 절차 없이 건네졌다고 보고 유죄로 판단했다.
 
'묵시적 청탁'은 '승계현안'
포괄적 현안에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는 1심 재판부와 다른 판단이 나올 경우 이 부회장에 대한 감형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항소심에서 2년이 감형되면 집행유예로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 측은 묵시적 청탁이 없었음은 물론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로 승계는 당연하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 주장처럼 '승계 현안'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뇌물 혐의에서 무죄가 나올 수 있다. 반면 개별현안에 대한 청탁까지 인정된다면 형량이 가중될 수 있다.
 
박영수 특검, 징역 12년 구형
박영수 특검은 항소심 결심공판에 직접 나와 "이 사건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준 정경유착 사건의 전형"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1심과 마찬가지로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 측은 최후변론에서 "국가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이 명분을 갖춰 지원을 요구하면 기업은 거절하기 불가능하다"며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 및 승마지원은 공익적 목적으로 뇌물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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