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 능선' 넘어선 국정농단 수사…고지 점령 쉽지 않다
향후 수사 '두 열쇠' 황교안 권한대행 두손에
탄핵심판 지연 전략 목표는 '특검 수사 무력화'
2017-02-06 19:37:54 2017-02-06 19:49:05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청와대 압수수색 승인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 막바지에 난항을 겪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6일 오전 “청와대 압수수색 승인 요청에 대해 권한대행으로서는 답변할 의무가 없다”고 밝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이규철 특별검사보(대변인)는 이날 브리핑에서 “압수수색 영장 유효기간은 28일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이후 대응 방안을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 승인 거부 대안 없어
 
지금 상황에서 청와대를 강제로 압수수색할 수 있는 방안은 달리 없다. 압수수색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특검팀 속내도 복잡하다. 특검팀은 지난 3일 청와대가 압수수색에 대해 불승인사유서를 제출한 것이 법률상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일반적 행정처분과는 다르다고 판단해 가처분신청은 내지 않기로 했다. 
 
황 권한대행이 승인요청을 거부한 표면적 이유는 청와대가 주장하는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가 정당하다는 것과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저변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시간이 촉박한 특검팀이 강제 압수수색 대신 임의제출 방식으로 증거물 제출을 요구하게 되면 박 대통령으로서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여기에 대면조사 시간을 충분히 끌면 그만큼 특검팀으로서는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실제 남은 수사 기간 10일 남짓
 
수사기간 만료일은 오는 28일로 앞으로 20일 정도 남은 상황이지만, 그 전까지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 이번 국정농단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여부를 결정하고 공소장을 작성하는 시간 10일 정도를 빼면 남은 시간은 10일 남짓하다. 이뿐만 아니다.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 검찰이 구속기소한 국정농단 사범에 대한 특검의 별도 기소도 남아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르면 이번주 중에야 소환조사가 예상되고 있다. 이 외에 ‘세월호 7시간’ 의혹 등에 대한 규명도 해야 한다. 4개팀이 여러 사건을 분담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제기된 의혹을 모두 밝히기는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수사기간 연장 가능성 불투명
 
이날 특검팀은 수사기간 연장 승인 신청을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했지만 그 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사기간 연장 권한은 황 권한대행에게 있다. 황 권한대행은 수사기간 연장 요청 역시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수사기간 연장 가능성도 적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야권에서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로 특검팀 수사기간을 현행 70일에서 50일 더 연장해 120일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황 권한대행의 승인과 관계없이 특검팀은 오는 4월까지 수사할 수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이후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현재 기한이 다 되가는 특검법에 대한 개정이 법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와 소관위인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권성동 의원이 협조할 것인지를 두고 회의적 시각이 없지 않다.
 
사건 다시 검찰로 넘어갈 수도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이 박 대통령과 최씨, 삼성 등 대기업의 뇌물혐의와 함께 우 전 수석에 대한 기소 등 큰 이슈만 해결하는 선에서 수사를 종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최순실 특검법' 9조는 '특별검사는 수사기간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 수사기간 만료일부터 3일 이내에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해야 한다. 그러나 특검팀에 앞서 집중력 있는 수사력을 보여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만큼 화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역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인 2월 중에 끝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황 권한대행에게 수사기간 연장 승인권이 있지만 탄핵된 박 대통령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만큼 부담이 줄기 때문에 수사기간 연장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검팀 관계자도 "현재로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여부가 수사기간 만료 전에 결정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간을 뜯어보면,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지연전략은 사실상 특검팀 수사 무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의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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