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팔라는 정책에 잠기는 매물
2026-01-28 06:00:00 2026-01-28 06:00:00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올해 5월9일 종료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예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재연장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다주택자에게 보유 전략의 비용을 높여 매물 출시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처방이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의 시장 여건에서도 매물 확대보다 매물 잠김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양도세 중과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때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를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다. 유예가 끝나면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는 양도차익의 최대 82.5%(지방소득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 정도 세율은 거래를 유도하기보다 ‘보유를 강제’하는 수준에 가깝다.
 
이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이미 확인됐다. 문재인정부 시절 양도세 중과는 집값을 잡지 못했고, 매물 잠김과 거래절벽만 남겼다. 지금 상황은 그때보다 더 나쁘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집합건물 다소유지수는 16.38로 최근 2년 사이 최저 수준이다. 이미 정리할 사람은 상당 부분 정리했고, 지금까지 버틴 다주택자들은 세금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보유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이 겨냥한 대상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중과를 부활시킨다고 매물이 늘어날 리 없다. 남은 것은 매물 잠김뿐이다.
 
충격의 방향도 문제다. 정책의 표적은 수도권 핵심지의 다주택자지만, 실제 매도는 전국 단위로 이뤄진다.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다주택자들은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처분했다. 정책의 의도와 달리, 가격 충격은 취약한 지역이 먼저 충격을 받게 된 것이다. 
 
주택정책의 기본은 공급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의 접근은 공급 부족 국면에서 거래세로 출구를 막는 방식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매물 잠김은 곧 공급절벽으로 이어진다. 이 상태에서 가격 안정을 기대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희망 사항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부동산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된 자원 배분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강경한 기조를 재확인했다. "부동산의 과도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거품을 키우고,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며 사회적 신뢰까지 흔든다"고도 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반면교사로 들며 "눈앞의 저항이 두렵다고 비정상과 불공정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쏠림이 위험하다는 인식에는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공급 부족 국면에서 거래세를 높여 출구를 막는 방식이 과연 시장 정상화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매물 잠김은 곧 공급절벽으로 연결된다. 정말로 투기를 억제하고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접근을 바꿔야 한다. 다주택자라는 숫자 기준이 아니라 보유 자산의 총가액을 기준으로 과세 형평성을 따지고, 거래세는 낮춰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집값 정책의 실패 비용은 언제나 서민에게 돌아간다. 매물은 잠기고, 거래는 끊기고, 전·월세 부담은 커진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가 또다시 같은 결말로 향하지 않으려면, 지금 필요한 것은 강한 메시지가 아니라 시장의 작동 방식을 직시하는 냉정함이다.
 
강영관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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