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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대출 규제 신경 쓰이나?…대형사도 양극화 우려
강남 재건축 등 분양가 9억원 이상 주택 타격 불가피
자체 신용 보증 가능한 건설사들에겐 새로운 기회
2016-07-06 14:41:23 2016-07-06 14:41:2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이달부터 시행된 중도금 대출 규제가 수도권 분양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서울 분양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 등 분양가가 높은 사업장의 경우 건설사가 자체 신용보증을 통해 대출금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금 유동성이 넉넉한 건설사의 경우 분양 시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지만 반대로 자체 보증이 여의치 않은 건설사들은 더 많은 금융비용을 들여 자금을 차입하거나 당초 계획에 비해 분양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일반 분양가 9억원 이상 주택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대상에서 제외되고, 서울·수도권의 경우 보증 한도가 6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하지만 미사강변도시와 동탄2신도시, 다산신도시 등 현재 분양 중인 대부분의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9억원 미만으로 분양가가 책정돼 중도금 대출규제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강남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는 중도금 대출 규제에 따른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9억원이 넘는 주택을 분양할 경우 건설사가 자체 신용을 담보로 대출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재무적 부담이 늘게 된다. 업계에서는 기존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제공하는 대출금에 비해 제1금융권 대출금리가 1% 포인트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유가 장기화로 해외수주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재건축과 재개발에 맞춰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신용등급이 높고 현금 보유량이 많은 건설사들은 다행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건설사들은 분양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10대 건설사 중 신용등급이 높고 현금 조달능력이 우수한 현대건설(000720)현대산업(012630)개발 정도만 큰 무리 없이 원활하게 사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시행되는 집단대출 보증제한조치로 인해 국내 주택 분양의 경우 건설사 자체의 신용도, 보증여력이 수주 차별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 들어 유일하게 신용평가가 상향된 현대산업개발과 순현금 기조의 현대건설이 차별점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많거나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들은 쉽게 보증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은 일정 부분 부채로 잡히게 돼 부채비율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에 이어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GS건설(006360)의 경우 1분기 말 단독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8420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현금 보유량이 가장 많지만 부채비율이 250% 이상으로 높아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이와 함께 최근 건설업계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는 건설사가 늘고 있는 점도 유동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액은 3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950억원) 대비 68% 급감했다. 여기에 하반기에만 10대 건설사 기준 1조46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이를 모두 현금으로 상환할 경우 유동성 악화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달부터 시작된 분양 집단대출 규제 강화로 자체 보증 여력이 있는 건설사와 그렇지 않은 건설사 간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남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현장.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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