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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 그룹' 포미닛, 해체는 예정된 수순?
2016-06-14 14:13:18 2016-06-14 14:13:18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포미닛이 데뷔 7년 만에 해체된다.
 
14일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포미닛의 다섯 멤버들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중 현아만 재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멤버들에 대해서는 "재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들이 큐브엔터테인먼트에 남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멤버들과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계약 조건과 관련해 적지 않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와 포미닛 멤버들은 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팀 활동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걸그룹 포미닛의 현아. 사진/뉴스1
 
포미닛은 국내를 대표하는 인기 걸그룹으로서 케이팝 열풍을 이끌었던 팀이다. 팀 해체 소식에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가요계 일각에서는 포미닛의 해체에 대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포미닛은 지난 2009년 '핫이슈'로 데뷔했다. 이후 '이름이 뭐예요?', '거울아 거울아' 등을 발표하면서 인기 상승세를 탔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팀의 에이스 현아가 있었다.
 
지난 2007년 2월 걸그룹 원더걸스의 멤버로 데뷔했던 현아는 같은해 7월 팀을 탈퇴해 포미닛의 멤버로 합류했다. 섹시한 매력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현아는 솔로 가수로 활동을 펼치기도 했으며, 비스트의 전 멤버 장현승과 혼성듀오 트러블메이커를 결성해 '트러블메이커', '내일은 없어' 등을 히트시켰다. 현아가 대중의 집중 관심을 받으면서 포미닛에게는 '현아 그룹'이라는 꼬리표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나머지 멤버들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며 이름을 알렸지만, 현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계약 만료와 동시에 팀을 떠나게 된 이유가 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가요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을 알리기 위해 특정 멤버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기획사의 입장에서 흔히 쓰는 전략"이라며 "하지만 한 멤버가 알려진 뒤에는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 팀내 인지도의 불균형은 그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팀내 불화나 팀워크의 문제와는 또 다른 이야기"라며 "아이돌 가수는 미래가 불투명한 직업이다. 멤버들이 팀 활동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면 각자가 새로운 길을 찾아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포미닛이 지난 2월 발표한 미니 7집 앨범의 활동 성적 역시 팀 해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앨범은 포미닛이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발매하는 마지막 앨범이었다. 현아를 제외한 4명의 멤버들로서는 '현아 그룹'의 멤버라는 꼬리표를 떼고, 대중에게 각자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포미닛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결국 팀을 더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팀 해체 후 현아는 솔로 가수로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아와 소속사 측은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리는 중이다. 포미닛의 활동을 통해 '섹시퀸'으로서 이미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만큼 솔로 가수로서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 음반 제작자는 "큐브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현아와의 계약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았다. 그만큼 성공은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는 얘기"라며 "다만 더이상 포미닛의 멤버가 아니라는 점과 섹시한 이미지가 이미 많이 소비됐다는 점에서 음악적으로 새로운 무기를 들고나올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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