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도가니'인 설을 보내고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여야 4당은 “‘먹고살기 힘들다’는 민심의 아우성에 귀가 따가웠다”고 한 목소리로 분노한 설 민심을 전했지만 그 방향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야당심판론’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정권심판론’으로, 국민의당은 ‘양당 기득권 체제 교체’로, 정의당은 ‘정치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주장하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모습이었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 설 연휴기간 동안 확인한 국민의 목소리는 ‘국회, 제발 일 좀 해라’였다”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국민의 속은 타들어 가는데 국회는 손 놓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역을 다녀보면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매사에 반대하는 야당, 총선 때 두고 보자’는 말씀을 하는 분들도 있었다”면서 ‘야당심판론’을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워낙 경제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굉장히 침울한 명절이었다”라고 평가하면서 “총선은 현 정부의 완전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현 정부의 모든 측면에서 국민이 심판하는 그런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지금 우리의 제일 심각한 문제는 양극화 문제”라면서 “지금까지 (낙수효과 중심의) 경제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대를 국민에게 줄 수 없다. 더민주는 보다 더 효과적인 경제민주화를 이행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포용적 성장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역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설 연휴 기간 대한민국의 위기상황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면서 불공정한 사회구조에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언급했다.
안 공동대표는 “국민의당은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인정받고 선한 사람의 마음이 상처받지 않도록 국민 편에서 싸우겠다”며 “이를 위해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 못하는 기득권 양당체제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즉 문제의식 자체는 더민주와 같지만 그 책임을 현 정부·여당이 아닌 기성 여야 정치권으로 돌린 것이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설 민심은 ‘이대로는 못살겠다’였다”며 “현 상황에 대한 변화와 대안에 대한 열망, 정치가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기저에 깔려있다. 정의당도 그런 민심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설 연휴 첫 날인 지난 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설 제수용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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