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통일 한반도, 한미동맹은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러시아 ‘한미동맹’ 거부하면 통일·안전 보장 취약해질 수도
입력 : 2015-07-26 09:54:15 수정 : 2015-07-26 09:54:15
동맹은 통일에 도움이 되는가, 걸림돌이 되는가? 통일 이전에 맺은 동맹조약은 통일 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답은 통일의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보편적으로 같은 지역 내의 동맹은 상호 갈등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반면 통일은 상호 포용의 자세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동맹과 통일은 조화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냉전시대에 남·북한과 동·서독 등 분단국들이 맺은 동맹들은 거의가 상호 적대적인 것들이었다.
 
독일 통일 당시 동맹이 통일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서독의 동독 흡수통일 직전에 통일을 승인하기 위한 ‘2+4 회담’이 개최되었다. 독일이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1945년 독일을 공동 점령하고 분단시킨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의 승인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개최된 이 회담에서 통일 이후의 동맹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제1차 2+4 회담에서 통일을 승인한 후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통일된 독일은 냉전시대에 동·서독이 각기 가입되어 있던 바르샤바조약기구(동독)과 나토(서독)의 동맹체에서 탈퇴하여 중립국 지위를 갖도록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 서방측은 서독의 흡수통일이기 때문에 통일된 독일은 나토에 가입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받았다. 고르바초프는 서독의 동독 흡수통일은 인정하지만, 통일된 독일이 나토에 가입되면 유럽에서의 세력균형이 서방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게 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세계 냉전이 끝난 상황에서 독일 전체가 서방에 편입되는데 대해 소련은 매우 민감했다.
 
2+4 회담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당시 서독의 헬무트 콜 수상은 고르바초프와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서독이 소련에 대해 경제지원 등을 약속하면서 나토 가입에 대한 동의를 받아냈다. 서독은 당시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 있던 소련에 자본과 고급 기술설비,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38만 명에 달하던 동독 주둔 소련군의 철수 비용을 서독이 모두 부담하기로 했으며, 통일 독일의 군대를 3~4년 후에 37만으로 감축하기로 약속했다. 요컨대 서독 정부는 통일 후의 나토 가입권을 많은 비용을 치르면서 획득한 것이다. 서독의 막강한 경제력이 통일 후의 안보와 안정에 대규모 투자된 것이었다.
 
독일 사례는 흡수통일의 경우이다.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했기 때문에 통일된 독일이 나토에 잔류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소련은 유럽에서의 힘의 균형 때문에 이를 반대하고 중립국이 되기를 원했다. 이만큼 동맹이라는 것은 주변국들에게 민감한 사안이다. 합의통일의 경우 동맹에 대한 관심은 더 심각할 수 있다. 남·북한이 합의통일을 할 경우 한미동맹과 북중동맹 등 남·북이 각각 맺고 있는 동맹을 그대로 유지한 채 통일을 한다면 통일 한국은 미국·중국과 별개의 동맹을 맺은 상태가 된다. 미국과 중국은 상호 적대적은 아닐지라도 경쟁하고 대립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두 국가와 동맹을 맺은 상태에서 통일 한국은 주체적이고 자신감 있는 안보정책을 추구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경우에는 독일 통일 당시처럼 주변국들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통일 정부는 한미동맹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동북아 질서와 세력균형에 상당한 이익이 담보되어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고르바초프가 통일 독일에 요구했던 것처럼 통일된 한국이 한미동맹을 폐기하고 중립국이 되기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 통일된 한국 정부가 이러한 요구를 거부하고 한미동맹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중국 및 러시아와의 우호 관계에 금이 갈 수 있고 한반도의 통일과 안전의 보장은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형태로 통일이 이루어지든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통일 한국의 미래 안보정책과 연관해 신중한 검토와 판단을 해야 한다. 통일 이후 주변국들에 대한 균형외교를 하느냐, 아니면 어느 한 국가에 의존하는 외교를 하느냐의 선택의 문제이다.
 
김계동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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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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