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의 포스터. (사진제공=NEW)
2002년 6월 29일, 전국이 월드컵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때였다. 대한민국과 터키의 한일월드컵 3-4위전 경기가 열렸던 날이다. 오전 10시 서해 연평도에서 북한의 등산곶 684호가 대한민국 참수리 357호 고속정을 기습 공격해 해상 전투가 발발했다. 기습 함포 공격을 시작으로 약 30분 동안 치열한 싸움이 진행됐다. 전투 끝에 참수리 357호 승무원 중 6명이 사망, 19명이 부상했다.
대한민국의 21세기 첫 현대전인 제2 연평해전이 오는 10일 개봉하는 '연평해전'을 통해 영화화됐다. 영화에는 실제 참전했던 장병들의 실명이 그대로 등장한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투의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나라를 지키려 했던 정장 윤영하 대위를 비롯해 헌신적인 조타장 한상국 하사, 따뜻한 배려심을 지닌 의무병 박동혁 상병의 스토리가 그려진다. 배우 김무열, 진구, 이현우가 이 인물들을 연기했다.
영화는 중반까지 참수리 357호 승무원들의 훈련 모습과 캐릭터 각자의 사연을 담아낸다. 하이라이트는 후반부 전투신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세트, 의상, 분장 등 세세한 것 하나까지 그날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해내 당시의 치열했던 현장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진해 해상의 실제 고속정을 촬영했고, 3차원 광대역 스캐너를 동원해 실제 크기와 같은 고속정을 제작했다. 30분 간의 해전은 영화 속에서도 동일한 시간으로 묘사된다.
월드컵의 함성 속에서 잊혀졌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되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영화다. 제작에 앞서 총 세 차례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원금이 모아졌다. 7000여명에 달하는 크라우드 펀딩 참여자들의 이름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을 장식한다. 또 당시 실제 뉴스와 장례식 녹화본 등의 자료 화면이 영화에 포함됐다.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던 윤영하 대위의 실제 인터뷰 장면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화적 만듦새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슬픔과 감동을 강요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려냈더라도 충분히 관객들을 감동시킬 만한 주제였다. 공을 들인 전투신 역시 신선하거나 매우 뛰어나지는 않다. 영화 막바지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사자들의 장례식장을 방문하지 않고 한일 월드컵 결승전에 참석하는 모습이 담겼다. 정치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장면이다.
-한줄평: 의미 있는 영화, 더 잘 만들었더라면
-토마토 평점: 6.8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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