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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프리미엄 넘어 한정판으로
불붙은 주도권 다툼..전통시계의 반격
2014-11-12 17:42:57 2014-11-12 17:42:57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스마트워치가 프리미엄을 넘어 한정판 제품으로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모호한 정체성에 희소성을 부여해 제품 가치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HP 등 대형 제조사는 물론 루이비통과 같은 패션업계까지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들며 저마다 한정판 제품을 선보였다. 전자업계는 패션 아이템으로서 부족한 경쟁력을, 패션업계는 명품 이미지를 활용한 라인업 강화를 노리고 있다.
 
프랑스 IT전문매체 아이제네레이션은 최근 지난 9월 애플이 공개한 애플워치가 당초 공개했던 스포츠, 스탠더드, 스페셜 라인업 외에 18k 도금 제품인 골드에디션을 내년 초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상가격은 4000~5000달러(약 440만~550만원) 수준.
 
애플이 공개한 스포츠 버전과 스탠더드 버전의 가격은 각각 349달러(약 38만원)과 500달러(약55만원)다. 애플 특유의 고급화 전략으로 후발주자가 갖는 불리함을 반전시키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도 지난 9월 뉴욕 패션 위크에 공식 후원사로 참가, 크리스털 전문업체 '스와로브스키'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갤럭시기어S' 한정판 스트랩을 선보였다. 명품 액세서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 웨어러블 기기의 패션 아이템 면모를 강화한 모습이다.
 
당시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 팀장은 "앞으로도 패션 브랜드와의 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며 "웨어러블 기기를 중심으로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전작인 갤럭시기어에도 보석으로 장식된 한정판 제품 10대를 사은품 형태로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가 사은품 형태로 10개만 제작한 보석 박힌 갤럭시기어 한정판 모델(왼쪽)과 지난 9월 뉴욕 패션위크 행사를 통해 공개한 갤럭시기어S용 스와로브스키 스트랩(오른쪽)(사진=삼성전자)
 
HP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스마트워치가 아닌 럭셔리한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HP는 이달 초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바스티안과 손잡고 스마트워치 '엠비 크로노윙'을 출시했다.
 
안드로이드와 iOS 양대 모바일 운영체제 지원은 물론 문자와 전화, 이메일 등의 알림기능 등 스마트워치 본연의 기능은 지원하면서도 전문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친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HP 역시 300달러 중반대 일반 라인업에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악어가죽 밴드를 장착한 649달러(약 72만원) 상당의 한정판 제품을 출시, 희소성을 강조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 7일 해외시장에 출시된 상태로, 현재 국내시장 출시를 검토 중이다.
 
업계는 이 같은 제조사들의 한정판 웨어러블 기기 출시를 시장 확대를 위한 중장기적 포석으로 보고 있다. 물론 시장이 이제 막 개화된 만큼 주도권 강화 차원에서의 차별화 전략도 함께 내포돼 있다.
 
IT기기와 패션 아이템 사이 모호한 정체성으로 시장에 정착하지 못한 한계를 딛고 희소성을 강조한 한정판 명품 마케팅으로 프리미엄 이상의 이미지를 심겠다는 것. 특히 명품 시계에 비해 한참 부족한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주요 제조사들이 앞다퉈 스마트워치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스마트워치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서 주목된다. 50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으로 명품 시계가 갖는 고급스러움을 통해 스마트워치를 시계 산업 쪽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장 클로드 비버 루이비통그룹 LVMH 시계부문 회장은 사업 진출을 발표할 당시 "2015년 초 태그호이어를 통해 자체적으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할 것"이며 "애플워치를 베끼는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7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워치가 명품시계 시장을 위협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하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자료=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만대 가량에서 오는 2015년 2340만대, 2016년 3910만대, 2017년에는 551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잇달아 공개된 2세대 스마트워치들 역시 1세대 패착으로 꼽힌 IT기기와 시계사이 모호한 정체성을 확실히 극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성에 대해 우려를 사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제품이 갖는 의미는 판매량으로 직결하기보다 희소성을 강조해 소비자로 하여금 해당 브랜드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동시에 스마트워치 제품들의 한계로 지적되는 애매한 시장성을 극복하기에 명품 한정판 전략이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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