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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청소기, 삼성전자 독식에도 '화색'
2014-07-21 17:43:29 2014-07-21 17:48:05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수년간 국내에서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의 기반을 다져온 수입 업체들이 뒤늦게 진입한 삼성전자(005930)에 주도권을 내줬음에도 반색하고 있다. 거대 제조사의 진입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출시된 자사 프리미엄 청소기 ‘모션싱크’가 월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은 수입 제조사들의 독무대였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 갓 진입한 지난해 7월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13.1%에 그쳤다. 이에 반해 일렉트로룩스와 다이슨은 각각 시장 점유율 51.8%와 33.9%을 기록하며 국내 시장을 주도했다.
 
삼성이 프리미엄 청소기에 무게를 싣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10월 점유율은 74.2%까지 올랐다. 불과 3개월 만에 61.1%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렉트로룩스와 다이슨의 점유율은 각각 15.5%와 4.5%를 기록하며 36.3%포인트, 29.4%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세를 몰아 지난해 상반기 0.9%에 불과했던 프리미엄 청소기의 판매 비중을 올 상반기 약 24%까지 끌어올렸다.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프리미엄 가전을 앞세워 내년까지 세계 가전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 
 
엄영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3월 삼성의 대표 프리미엄 가전인 '셰프컬렉션' 냉장고 출시 자리에서 "전체 매출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비중이 40%대에 육박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 강화뿐만 아니라 슈퍼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막강한 유통력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독식하다시피 하면서 2000년대 중후반부터 착실하게 국내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의 기반을 다져온 수입 제조사들의 점유율이 뚝 떨어졌다.
 
또 다른 국내 거대 제조사인 LG전자(066570)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점유율 측면에선 절대적이진 않지만 지난해 하반기 LG전자가 ‘로보싸이킹’ 청소기에 프리미엄 기능을 입혀 출시한 점도 수입 제조사의 점유율 하락에 한몫 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수입 제조사들은 마냥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다. 삼성의 프리미엄 시장 진출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대폭 늘었고, 이로 인해 시장 규모도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진입으로 인해 시장 점유율은 빼앗겼지만, 시장 파이가 커진 덕에 전체 매출액인 판매량에서는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전체 청소기 시장에서 2% 수준에 불과했던 프리미엄 청소기의 비중이 올해 5월 약 18%로 9배 이상 급성장했다. 
 
이에 대해 밀레 관계자는 “삼성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 후 (자사 제품이) 오히려 잘 팔리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판매량이 35.5%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수입 제조사가 국내 1위 제조사인 삼성과 정면 승부를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점유율을 일정 부분 빼앗길 수밖에 없다”면서도 “수입 제조사만으로는 시장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삼성의 진입이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청소기 '모션싱크' 제품 이미지(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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