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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친구들', 지성·주지훈·이광수가 보인 끈끈한 우정
2014-06-12 14:00:08 2014-06-12 14:04:23
◇주지훈-지성-이광수가 웃고 있는 <좋은 친구들> 메인 포스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다른 분들 같으면 90도만 인사를 해도 되는데, 지성 형한테는 110도를 숙여야 돼요."
 
배우 지성보다 여섯 살 어린 주지훈이 지성의 키를 공격하며 한 말이다. 나이차가 있는데도 꽤나 강한 농담을 던졌다. 이에 지성은 껄껄 웃으며 주지훈의 등을 '턱' 소리가 나도록 쳤다. 가까운 사이에서나 할 수 있는, 진짜 '좋은 친구들'끼리나 보이는 모습이 두 배우 사이에서 엿보였다.
 
지성과 주지훈, 이광수가 영화 <좋은 친구들>을 함께 작업했다. '좋은 친구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눈 세 남자가 거액의 현금이 사라진 강도화재사건으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느와르 영화다.
 
세 사람은 촬영 기간동안 격의 없는 모습으로 지내며 끈끈한 우정을 키운 듯 했다. 취재진에게 예고편을 선공개하고 촬영 소감을 들어보는 제작보고회에서의 세 사람의 모습에서 그 돈독함이 충분히 엿보였다.
 
지성은 주지훈이 말을 버벅거리자 "술을 먹으면 말을 더 잘하는데, 오늘은 긴장해서인지 제 모습이 안나오는 것 같다. 술 먹으면 정말"이라면서 주지훈을 공격했다.
 
그러자 주지훈은 "사람이 다 그런 것 같다. 지성 형도 술먹으면 양아치스러운 모습이 나온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광수 역시 아홉살이나 많은 지성을 놀렸다. 이광수는 "지성 형은 술만 마시면 그렇게 자기 얘기를 한다. 술자리에서 루즈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꽤 길게 한다"고 조심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지성은 "어우 갑자기 화가 확 오르네요. 땀도 나고"라고 정색한 듯 행동했고, 사회를 맡은 박경림은 "기자가 200명이나 왔다. 참아야 한다"고 말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외에도 세 사람은 끊임없이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웃음꽃이 피는 제작보고회를 만들었다. 이들이 이렇듯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는데는 촬영 기간 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보여준 믿음과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광수는 "개인적으로 지훈이형한테 큰 감동을 받았다. 화재가 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유독가스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컷 소리가 나자 아수라장이 되면서 다들 뛰쳐나왔다. 그런데 컷 소리가 나기 전까지 지훈이 형이나 스태프들 모두 집중을 놓치 않고 끝까지 찍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한 지훈이 형에게 고마움과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주지훈은 "사실 정말 위험했다.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집중을 깨기 싫어서 견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지훈도 이광수에 대한 고마움을 털어놨다. 주지훈은 이광수가 길바닥에서 맨발로 소주병을 차는 장면이 있었다고 언급하며 "광수를 보니까 절뚝거리고 있더라. 연기가 너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까, 유리 파편이 발바닥에 박혀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그걸 참고 연기하는 모습에 감동을 느꼈다"고 엄지를 들었다.
 
또 지성에 대해서 주지훈은 "지성이 엄청 뛰어다니는 신이 있다. 뛰다가 관절과 골반이 삐끗한 것 같았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고 열심히 뛰더라. 사실 조금 살살 뛰어도 티 안날 수 있는데 최선을 다하더라. 배우 한 명 한 명에게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세 사람이 다소 공격적인 농담을 하고, 그러한 농담에도 서슴없이 받아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보였다. 그리고 지성이 남긴 여운의 깊은 발언은 감동을 줬다.
 
영화는 여자 연기자 없이 남자 세 명만 전면에 나선다. 여배우가 없는 현장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냐고 지성에게 질문이 던져졌다. 다소 농담스런 질문에 지성은 진중한 답변을 내놨다.
 
지성은 "여배우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내게는 그 이상으로 예쁜 두 동생이었다. 사실 나는 두 사람에게 선입견이 있었다. 특히 지훈이는 외모도 참 건방져보이지 않냐. 건방질 거라 예상했는데, 이렇게 윗 사람에게 잘하고 스태프들에게 기운나게 해주는 친구가 없다. 실수를 했을 땐 그것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안다. 솔직한 친구다. 광수도 보이는 것처럼 정말 착한 친구다. 특히 이번에 그의 연기를 나도 기대한다. 참 잘했다. 예능인의 또 다른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두 친구가 있어서 여배우 없이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현장은 잠시 조용해졌고, 여기저기서 박수가 나왔다. 이 말을 들은 주지훈과 이광수도 지성의 진심이 고마운 듯 박수를 쳤다. 배우들의 우정이 진정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좋은 촬영장에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한다. 촬영 현장이 즐겁고 편안해야, 그 시너지 효과가 발생된다. 세 사람이 이날 보여준 모습은 이 영화가 좋은 작품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 충분했다.
 
이 영화는 단편 영화 <우리. 여행자들>과 <이웃>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도윤 감독의 첫 상업영화 입봉작이다. <좋은 친구들>은 오는 7월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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