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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리포트)⑫이준노 카닥 대표 "모두가 행복한 자동차 외장수리"
2014-04-02 17:33:13 2014-04-04 10:11:50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스쳤는데 2000만원..외제차 수리비 어떻길래’·’외제차 수리비 부풀려 받은 정비업체 직원들 적발’·‘검찰, 외제차 수리비 뻥튀기 의혹 본격 수사‘
 
‘외제차 수리비’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 제목들이다. 외제차 수리시장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동차를 몰면 어쩔 수 없이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마음 한 구석에는 기사제목들처럼 ‘과연 이 수리비가 정상일까?’라는 불안감이 찾아온다.
 
특히 외제차는 같은 사고에도 국산차보다 2~3배의 수리비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들의 불안감은 훨씬 더 크다.
 
이들의 불신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등장한 스타트업이 자동차 외장수리 서비스 ‘카닥’이다. 카닥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사내벤처 프로그램 ‘넥스트 인큐베이션 스튜디오’를 통해 탄생한 기업이다.
 
운전자가 자동차 파손 부위를 사진으로 찍어 카닥 애플리케이션에 올리면 정비업체들이 실시간으로 견적을 내준다. 이용자들은 가격을 비교해보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면 된다.
 
판매자가 상품을 올리는 오픈마켓과는 반대로 소비자가 업체들에게 제안하는 '역경매' 방식이지만, 가격을 비교해보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생각해보면 과거 전자제품이나 컴퓨터를 사러 매장에 가면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라는 직원들이 많았다.
 
판매상이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물어보는 어이없는 일이지만, 오픈마켓이 등장하기 전에는 가격을 알 길이 없는 소비자들이 ‘호구’ 잡히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현재 국내 외제차 수리 시장도 오픈마켓이 등장하기 전의 컴퓨터 시장과 비슷해, 정확한 가격을 알 길이 없는 소비자들은 그저 업체가 책정해주는 가격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영세 자동차 수리점들은 수리비용의 15~25% 가량을 소비자를 알선해주는 업체들에게 리베이트 비용으로 지급해야 하는 고통이 있었다.
 
이준노 카닥 대표는 수년간 자동차 관련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이런 불합리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다음에서 독립해 판교 테크노밸리에 자리를 잡은 ‘카닥’을 <스타트업리포트>가 찾아갔다.
 
◇8년간 경험한 외제차 오너들의 불편..창업의 기회로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자동차 외관수리 서비스 ‘카닥’의 이준노입니다.
 
-지난 1월 만에 만나 뵙고 두 번째 뵙습니다. 최근 어떻게 지내셨나요?
 
▲분사 절차를 마무리하는데 한 달 반 정도가 걸렸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바쁘게 지냈어요.
 
반면 ‘다음’에서부터 손발을 맞춰온 식구들이라 새로운 근무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준노 카닥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투자 제안은 많이 받으셨나요?
 
▲네. 다양한 분들께서 카닥의 가능성을 인정해주시고 좋은 제안을 주셨습니다. 투자 규모는 카닥이 앞으로 약 1~2년가량 운영할 수 있는 금액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유료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현재 투자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아무래도 자동차 마니아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폭스바겐TDI라는 10만 명이 가입한 카페도 운영 중이시죠.
 
▲저는 ‘자동차만’ 좋아하는 ‘프릭(freak)’은 아닙니다(웃음). 직업적으로는 IT전문가고, 주택 시장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물론 카닥은 지난 8년간 카페를 운영하면서 폭스바겐 오너분들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 뭘 까라는 고민에서 출반한 기업은 맞습니다.
 
-그럼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자동차 브랜드는?
 
▲역시 폭스바겐이죠.
 
-이전에도 창업 경험이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1997년 병역특례로 입사한 제이씨현에서 투자를 받아 피씨비(PCBEE)라는 컴퓨터 리뷰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2000년 들어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고생을 했죠.
 
이후 ‘벤치비’라는 초고속 인터넷 속도측정 서비스도 시작했는데요. 제이씨현의 자회사 이비커뮤니케이션에서 벤치비만 타회사(인성정보)로 M&A하면서 회사를 옮겼고, 벤치비의 대표로 10여년간 일했습니다. 벤치비에서는 인터넷속도측정서비스, mVoIP솔루션 개발(다음 마이피플에 납품)등을 진행했습니다.
 
-40대의 창업이 두렵지는 않으셨나요? 자동차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요. 아무래도 열정적으로 달려 든다면 경쟁이 힘들 것 같습니다.
 
▲제게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온 실패의 자산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젊은 친구들이 비슷한 스타트업을 만든다고 해도 저희 팀을 절대 못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수리 직종은 생각보다 ‘터프’한 서비스 분야입니다. 카닥과 같은 서비스 플랫폼을 아무나 만들 수는 없죠.
 
◇이준노 카닥 대표가 새로 둥지를 튼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카닥은 다른 스타트업과는 약간 다릅니다. 일단 다음에서 투자를 받아서 나오고, 멤버 구성도 ‘무거운’ 분들이십니다.
 
-카닥은 다음의 사내벤처, 넥스트 인큐베이션 스튜디오(NIS)를 통해 배출된 첫 번째 스타트업입니다. 어떤 식으로 진행됐나요?
 
▲사내공모를 통해 프로젝트를 모집했습니다. 회사 내에서 팀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면 가산점이 있었죠. 카닥 팀이 만들어져 2012년 11월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3년 2월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NIS는 매 분기 평가를 진행해 프로젝트를 접거나, 인하우스 사업부로 키우기도 합니다. 또 자생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프로젝트는 분사하기도 합니다. 분사된 케이스는 저희가 처음이죠
 
◇판교 테크노밸리 카닥 사무실(사진=뉴스토마토)
-NIS의 장점은 무엇이었나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월급’을 받는 창업이라는 직업적 안정성을 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다음의 인적·물적 지원이죠. 지금 카닥 직원은 12명인데, 이중 7명이 다음에 인턴으로 들어와 카닥 팀에 배치받은 친구들이에요. 젊고 믿을 수 있는 직원을 지원받은 셈이죠.
 
또 사내에서 최소요건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점이나 다음 플랫폼을 통한 홍보 실험 등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서비스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영업’이나 ‘개발’ 등은 전혀 도움을 받지 않았어요. 핵심부분까지 도움을 받으면 인큐베이팅이 아니죠.
 
- 지분을 가진 창업자들이야 운명공동체라고 하지만, 인턴 7분을 모셔왔으면 부담이 크겠어요.
 
▲두 명에게는 정식사원 채용 제안을 했습니다. 한 분은 수락했고, 한 분은 학업 문제로 고사했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인턴 이상의 퍼포먼스가 나오면 언제든지 정식 사원으로 전환할 생각입니다.
 
-다음과의 관계는?
 
▲제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지만, 다음도 일정 부분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립하면서 다음에서 많은 협력을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력안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의 지원을 받아 편하게 경영하려고 했으면 애초에 독립하지도 않았습니다. 저희가 독자생존 하는 것이 우선이죠.
 
-카닥의 의미는 카 닥터(CAR DOCTOR)인가요?
 
▲원래 의미는 카 도크(CAR DOCK)란 의미였습니다. 줄여 말하면 ‘카닥’이 되는데, 기자님 말씀처럼 중의적인 의미로 이해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카닥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져야
 
-왜 외제차 외형수리에 특화된 서비스를 만드셨나요?
 
▲외제차 공식 AS센터는 숫자가 부족해 항상 기다려야 하고 비용까지 비쌉니다. 서드파티 외장 수리업체들은 모두 ‘수입차 전문’을 내세우지만 선뜻 업체를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좋은 수리업체들도 고객을 확보하기가 힘들어 15~25%의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고객을 유치하고 있죠.
 
소비자는 정보가 부족하고, 수리업체는 소비자를 만날 통로가 부족한 현실의 어려움을 ‘카닥’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외제차’만 특별히 대상으로 한정한 이유는 있나요?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했습니다. 국내에는 정말 많은 자동차 수리숍이 있는데요. 국산차 수리는 마진이 박합니다. 레드오션 시장이라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기 쉽지 않죠.
 
하지만 외제차 수리 분야는 저희 같은 업체들이 진입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해도 충분한 마진을 확보할 수 있고, 매년 20% 고성장하는 분야라 성장 가능성도 큽니다.
 
-국산차 오너 분들은 좀 섭섭하겠어요
 
▲당연히 국산차 오너들도 저희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고 계십니다. 초기에 외제차에 집중한 이유는 카닥이라는 인지도를 쌓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고급서비스’라는 포지셔닝이죠.
 
‘신세계 백화점’은 ‘이마트’를 만들 수 있지만, 이마트가 고급백화점을 만든다고 하면 이상하잖아요?
 
(사진제공=카닥)
 
-초기에 어떻게 이용자를 모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카닥이라는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다른 앱서비스 회사들이 하는 수준의 기본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모인 고객을 대상으로 과연 이 사업이 가능성이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시간이었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다음’이라는 든든한 배경도 있는데, 대규모 프로모션을 안 하셨던 이유는 있나요?
 
▲기프트콘을 준다고 진짜 이용자가 모이는 분야가 아닙니다. 그렇게 앱다운로드 숫자나 가입자를 늘리면 굉장히 허수가 많은 왜곡된 데이터가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외제차 오너들은 굉장히 보수적이세요. 자신들이 애지중지하는 애마를 수리하는 일이잖아요? 반면 기대 수익을 고려하면 1명을 유치하기 위해 3만원을 쓴다고 해도 아깝지 않은 분들이죠. 평균 80만~100만원의 수리비용을 지불하시니..예를 들어 저희가 10%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해도 이익이죠.
 
이때문에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특정 보상을 주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반 반응이 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용자 숫자는 기대를 늘 충족시켜줬습니다. 하지만 숫자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의 피드백이었죠. 긍정적인 바이럴 효과가 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우선이었죠.
 
지난해 7월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용자 100%가 다른 분들에게 추천하겠다는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비스 만족도도 99%를 기록했죠. 제 자신도 놀란 기록이었죠. 이 정도 수치가 나온다면 ‘다음’을 나와서도 해볼 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닥은 차주가 정비를 마쳐야만 수리업체에 대한 코멘트를 남길 수 있다(사진=카닥 캡쳐)
 
-이용자 현황이 궁금합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2월 약 200여 건이 서비스 접수에서 실제 수리까지 이어졌으며, 4개월쯤 지나자 이용 건수가 1000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연말에는 3000여 건까지 상승했다가, 분사 등으로 홍보에 신경을 못쓴 지난 1월에는 다소 이용건 수가 감소했습니다. 2월에는 연말 수준을 회복했으며, 현재도 이용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카닥’은 카카오톡처럼 늘 쓰는 앱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계속해서 광고비를 투입해야만 성과가 유지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광고가 투입됐을 때와 안 했을 때는 꾸준히 비교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광고를 아예 안한다고 해도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다만 서비스 확장을 위해 ‘외제차 자동차 외관수리’라는 현재 비즈니스 모델에 특화된 광고채널을 찾는다면 당연히 광고해야죠. 지난 1년 간 효율적인 광고 방법에 대한 많은 학습을 했습니다. 특히 다음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죠.
 
또 자동차 오너들이 ‘카닥’을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인식하는 브랜드 마케팅도 중요합니다.
 
-지금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은 어딘가요?
 
▲현재는 서울과 부산, 인천 정도에서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대구와 대전, 강원 등지의 서비스망 확보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외제차 수리 패턴을 고려해보면 이 정도로 구역을 넓히면 거의 전국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월 인터뷰 때, 한 고객이 세 곳 정도 수리점의 견적을 받는 경우가 가장 쾌적한 서비스 수준이라고 설명하셨어요. 지금 그 정도가 유지되고 있나요?
 
▲사실 서울 시내와 강남권은 평균적으로 8곳 정도가 견적서를 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편이죠. 이 때문에 개인당 견적서를 받는 건수를 줄이는 정책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익모델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첫 번째는 수수료입니다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책정할지는 아직 많은 고민 중에 있습니다. 조만간 결정을 내리고 올해 7월 정도에 선보일 예정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또 다른 수익모델은?
 
▲서비스 시작 때는 수수료만 생각했지만, 이용자분들이 수리에 대한 보증을 ‘카닥’이 책임져 달라는 요청이 많습니다. 고객의 요청이라면 저희가 분명히 보증을 설 수 있지만, 보증은 곧 서비스 비용 상승을 뜻합니다.
 
다만 지금도 고객과 수리점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저희가 중간에서, 100% 고객만족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여야 저희와 자동차 수리점 결국 모두 이익을 본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를 공식화해서 또 다른 서비스 상품으로 만들지는, 많은 시장조사를 거쳐서 결정할 예정입니다.
 
-블랙컨슈머, 진상 고객도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이신가요?
 
▲진상 고객 응대는 감정이 아닌 철저하게 사업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진상 고객 한 명이 온라인상에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린다면, 업체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억울하시겠지만 자기수양이 필요하다고 업체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웃음)
 
-높은 서비스 수준을 위해서는 좋은 서비스 업체들이 있어야 하잖아요. 영업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사실 좋은 업체를 확보하는 영업이 이 서비스의 핵심이었습니다. 지난해 2월부터 정말 잘한다는 수리점들을 일일이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했습니다.
 
다만 입점수를 무한정 늘려 가격으로 경쟁하는 모습은 제가 생각하는 카닥의 모습은 아닙니다. 좋은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카닥에서 이윤을 얻어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스마트폰앱 '카닥' 화면(사진=카닥 캡쳐)
- 좋은 업체를 보는 눈도 많이 생기셨겠어요.
 
▲워낙 많은 업체를 다니다 보니 이제는 간판만 봐도 느낌이 옵니다(웃음). 서비스가 좋은 업체들은 무조건 싼 가격으로 승부하지 않습니다. 서비스의 질에는 정말 여러 가지 측면이 있는데, 대표님들과 말씀을 직접 나눠보면 알 수 있죠.
 
-카닥은 소규모 업체들이 모인 ‘플랫폼’인데요. 진상고객과는 반대로 질이 나쁜 서비스를 하는 업체를 퇴출하는 공식 프로세스가 있나요?
 
▲정식 프로세스는 없습니다. 저희가 제시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만족시키는 업체들만 현재 카닥의 제휴업체로 입점시키고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입점한 업체가 서비스의 질이 낮다면 이용자들은 카닥 내의 업체 평가를 보고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자연히 경쟁에서 밀리는 구도입니다.
 
- 카닥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혹시 비즈니스 모델 특허는 생각이 없으신가요?
 
▲개인적으로 IT분야에서 특허로 무엇을 한다는 것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봅니다. 예전에 개발했던 인터넷 속도 측정 솔루션 ‘벤치비’도 세계 최초였지만 특허를 내진 않았습니다.
 
다만 카닥의 독창성이라고 한다면 정말 필요한 기능만 들어 있는 직관적인 앱이라는 점입니다. 이용자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닥 이용자분들은 회원가입 없이 사진만 찍어서 올리면 됩니다. 심지어 견적을 요청할 때 전화번호도 묻지 않습니다.사용자 편의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된 거죠.
 
과연 대기업이 이런 구조의 앱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전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장점은?
 
▲비슷한 분야 서비스를 시도하신 분들이 있지만, 카닥처럼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하시는 분들은 자동차 분야에 장점이 있거나, IT분야에 장점이 있는 분들입니다.
 
다만 두 분야 모두 전문가 수준인 분들은 많지 않죠. 저희 팀은 양 쪽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진출한다면..고객만족으로 승부할 것
 
-서비스 개선 방향은?
 
▲항상 ‘이 서비스를 내가 과연 쓸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서비스를 만들어 놓고도, 원래 잘 아는 곳에 가서 제 차를 수리한다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이겠죠. 전문가나 초보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친구나 지인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더 믿을 수 있는 ‘카닥’이 되도록 서비스를 이끌어 갈 생각입니다.
 
-스마트폰을 잘 못쓰시는 고령의 외제차 오너분들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은 있나요?
 
▲스마트폰을 못쓰시는 분들이 카닥앱을 통해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반드시 스마트폰 앱인 ‘카닥’을 써서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앱을 거치지 않고도 카닥을 이용하는 방법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닥이 믿을 수 있는 제휴 업체가 고객에서 자동차 수리 부위 사진만 받아서 여려 견적을 고객께 드릴 수도 있겠죠. 다만 이 같은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외장 수리 외 다른 카테고리 추가나, 사업 확장은 계획하고 계신가요?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많지만 당분간은 현재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다만, ‘카닥’의 영향으로 국내 외장 수리업체들의 시장 크기를 두 배 정도로 늘리겠다는 목표는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로 인해 시장이 커져야, 카닥도 유의미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카닥 서비스 설명(사진=카닥 홈페이지)
 
 
-협업할 수 있는 대상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는 곳도 잇지만, 제휴 대상은 아주 큰 기업들입니다. 자동차 수리 시장은 생각보다 다양한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시장입니다. 이 때문에 협력 문제는 아주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쟁기업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서 말씀드린 스타트업이 저희와 비슷한 모델을 만든다면 저희를 쫓아오기는 힘들 것입니다. 다만 올해 초에 한 대기업이 저희와 비슷한 서비스 모델을 검토했다가 중도에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연히 대기업이 진출한다니 많은 걱정이 됐고, 어떻게 경쟁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게 해줬습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에게 이기는 방법은, 결국 고객만족 부분에서 우리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해야만 한다는 결론이 나더군요.
 
다른 대기업들이 똑 같은 사업모델을 가지고 온다고 해도, 이미 시장을 개척해 놓은 저희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결국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중국과 같은 이머징 마켓에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장 진출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겠죠. 미국의 경우는 저희와 비슷한 서비스가 이미 있습니다. 최대의 시장이지만 진출은 정말 어려운 일이겠죠.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창업을 했습니다. 사업이 성공한다면 어떤 정도의 보상을 생각하시나요?
 
▲멤버들이랑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저희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창업을 한 만큼, 추상적으로는 다음에서의 5~10배 정도의 수익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닥을 이용하시는 고객들과 파트너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은?
 
▲고객들은 우리서비스로 이익을 얻어 만족해, 다시 쓰고 싶은 서비스로 카닥을 키워가겠습니다.
 
또 저희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자동차 수리점들에게는 우리를 통해 전체 매출이 늘어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고객을 유도해 업체 매출이 늘어야 ‘수수료 좀 주세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카닥을 어떻게 평가할까?
 
스타트업리포트 자문단은 외제차의 가벼운 외장수리에 집중해 명확한 이용목적을 제시한 사업모델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니치마켓(틈새시장)을 넓혀갈 전략과 서비스 고도화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는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은 예상대로 동작하겠지만, 규모의 지속적인 성장이 더 어려운 숙제”라며 “카닥이 연 10억 미만의 작은 시장이 아닌, 더 큰 시장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지금 충분히 고민해두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도 “외제차로 시작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형성해 고객만족도에 기반해 착실히 기반을 다지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외제차 외장수리를 넘어서 얼마나 큰 시장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인지, 정품 A/S 센터로 가지 않고 카닥이라는 서비스 브랜드를 신뢰하는 고객 층을 어떻게 늘려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닥의 장점인 ‘역경매(판매자가 가격을 제시하는 경매방법)’ 방식을 더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대기업이나 다른 포털이 유사한 서비스로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기술적 우위가 있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역경매 모델에서 평판 관련 데이터 수집과 알고리즘, 사용자 평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있어야 타 업체 대비 경쟁력을 꾸준히 확보할 수 있다”며 “또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현실적인 전략을 수립한다면 투자자들도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주요 약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인터넷그룹장(1994-1999)
-오피니티 에이피 대표이사(2005년~2008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2009년~2011년)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2011년~)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주요 약력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사(200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겸 모바일 그룹장(2011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겸직교수(2011년~)
-SK플래닛 커머스 사업개발실 실장(2013년~)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주요 약력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2009년)
-스톤브릿지캐피탈 수석 심사역(2011년)
-KBS 황금의펜타곤 심사위원(2013년)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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