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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 못갚는 코스닥社 속출..회사채 시장도 '양극화'
2013-06-12 07:00:00 2013-06-12 07:00:00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현재까지 대출원리금 연체 사실을 알린 상장회사 중 절반 가까이가 상장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코스닥 상장사로 대기업과는 달리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자금조달시장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1일까지 대출원리금 연체사실 발생을 공시한 기업은 STX중공업(071970), 기륭이앤이, 제너시스템즈(073930) 등 총 7곳이다. 이들 기업은 올초부터 11일까지 총 14건의 대출원리금 연체사실을 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기륭이앤이는 자기자본대비 41.48%인 30억3075만원 규모의 대출원리금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같은달 21일에는 승화프리텍(111610)(구 에스에이치투)가 자기자본대비 26.33%에 해당하는 4억원 규모의 대출원리금 연체 사실을 지연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대출원리금사실발생공시 규정안은 지난해 4월 도입돼 의무화됐다. 이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자기자본의 5% 이상, 코스닥 상장기업은 자기자본의 10%이상의 연체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 규정안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8곳의 상장사가 26건의 연체 사실을 공시했다. 이 중 총 8곳(44.4%)이(네오퍼플, 룩손에너지홀딩스, 휴먼텍코리아, 엔터기술, 금강제강, 유에이블, 아큐텍, 인스프리트)이 상장폐지돼 현재 기타법인으로 분류된 상태다. 전체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상장폐지된 셈이다.
 
실제 이들은 연체 공시 이후 1년도 안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상장폐지되지 않고 살아남은 한성엘컴텍(037950)의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며 디브이에스(046400)코리아, 오리엔탈정공(014940) 등도 관심종목으로 지정되며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이들은 모두 코스닥 기업으로 자금조달 환경 악화와 현금 유동성 어려움으로 인해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이 지연된 점, 매출채권 회수가 늦어졌다는 점 등을 연체 사유로 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 등은 이미 예전부터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 코스닥 기업에 속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은 자금조달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내외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대·중소기업과의 자금조달 환경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 올해 발행된 전체 회사채 물량이 대부분이 대기업에서 발행됐다. 아울러 지난 10일 기준 신용등급 우량 회사채(AA-)와 비우량 회사채(BBB-)의 스프레드(금리격차)는 5.63%포인트에 달해 연초(5.51%포인트)보다 약 0.12%포인트 상승했다.
 
우량·비우량 회사채 양극화가 심화되고 대·중소기업간의 자금조달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대출원리금 연체공시기업을 잘 살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도 당분간은 코스닥 기업의 열악한 자금조달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투자적격 대기업과 코스닥 업체간의 회사채 발행과 자금조달 환경 차별화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며 "아무리 금리가 좋게 나와도 낮은 등급 조달을 하기에는 심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이 있어 규모가 큰 우량기업일수록 초과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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