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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삼성 유산소송 1년 혈투..남은 건 '상처'뿐
2013-02-02 10:52:28 2013-02-02 10:57:04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앵커:삼성가 형제간 유산 상속소송에서 이건희 회장이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장남 이맹희씨의 청구를 대부분 기각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이번 선고 내용 자세히 알아봅니다. 법조팀 김미애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소송이 접수 된지 벌써 1년이 다됐지요? 오늘 1심 선고가 있었는데 맹희씨가 패소, 즉 이 회장이 이겼죠? 구체적인 내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삼성家' 형제간 유산상속 소송에서 법원은 삼성家의 맏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등의 청구를 대부분 각하, 또는 기각했습니다. 사실상 이건희 회장의 완승인데요. 127억원에 달하는 소송 인지대도 소송을 낸 맹희씨 측에서 전액 부담하게 됐습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2월 시작됐습니다. 맹희씨가 전자소송을 통해 "선대 회장의 상속주식을 달라"며 이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후 둘째 숙희씨, 차남 창희씨의 며느리 최선희씨가 소송에 가세했습니다.
 
여기서 청구금액이 4조원으로 늘었습니다. 이때부터 8개월 동안 치열한 법정공방이 시작됐습니다. 이 회장과 이맹희씨 등 당사자는 이번 소송에 한번도 안 나왔습니다. 민사소송이라 재판 당사자가 아닌 대리인인 변호인들만 법정에 출석해왔습니다.
 
법정 밖에서도 두 사람간 공격이 치열했는데요, 인신공격으로 보일만큼 강도가 높아 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했습니다.
 
앵커:이번 소송의 재판부 판단은 일부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인데요, 재판부가 정확히 어떤 부분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쟁점별 판단내용 살펴볼까요?
 
기자:네, 이번 소송은 맹희씨 등이 "선대회장의 유산이라"며 이 회장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한 차명주식이 상속재산인지 여부, 상속회복청구권이 존속하는 제척기간이 경과했는지 여부가 주요 잼정으로 다뤄졌습니다.
 
결론부터 간략히 말씀드리면, 우선 맹희씨 측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17만7732주, 삼성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주식 21만5054주를 줘야 한다는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또 이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1334만476주와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주식 1353만6955주에 대한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통주 79만8191주와 우선주 4403주, 이 회장의 이익배당금과 주식매도 대금 3051억여원 등에 대한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각하 판결은 원고에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재판부가 판단했다는 의미인데요. 쟁점 중 제척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이렇게 판단한겁니다.
 
재판부는 "상속재산으로 인정되는 삼성생명 50만주 중 각하한 부분은 법률적 권리행사 기간(제척기간)인 10년이 경과돼 부적법하다“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또 “나머지 주식과 배당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며, 혹여 상속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이 주식과 2008년경 이 회장이 보유하던 주식을 동일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에 대한 맹희씨측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국 법원이 이 회장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인 것입니다.
 
앵커: 이 회장이 이기면서 경영권이나 이런 문제는 크게 변동이 없겠어요? 이맹희씨측은 곧 항소하겠지요?
 
기자: 네, 그동안 재판과정에서는 원고 측 청구가 받아들여져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이 넘어갈 경우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는데요.
 
일단 1심에서 이 회장이 완승함으로써 이번 소송이 삼성그룹 경영권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됐습니다.
 
원고인 이맹희씨 측 변호인단은 일단 의뢰인과 상의한 후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도, 조정 가능성에 대해 “조정에 응해 화해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한 만큼 '2라운드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소송은 삼성家에게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민사와 가사 소송의 선두주자가 누군지를 가리는 중요한 일전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오늘 선고에 앞서 재판부가 양측 일가의 화합을 강조하는 조언을 남겼다죠? 재판부가 뭐라던가요?
 
기자:네, 이날 재판부는 판결을 선고하기 전에 그동안의 재판 소회를 밝혔는데요. 양측 일가의 화합과 화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재판부는 변론과정에서 쟁점이 된 선대회장 유지의 또 다른 의미를 강조했는데요.
 
재판부는 "선대회장이 남긴 유지 중에는 이 사건에서 논의된 유지뿐만 아니라 일가가 화합해 화묵하게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뜻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통 사람으로 평범한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1심 재판부로서 이 사건의 진실 혹은 최종적인 결과는 떠나, 원고와 피고 일가 모두가 화홥해서 함께 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소송은 소송기간이 얼마나 오래 진행될 지도 관심거리였습니다. 재판부의 집중심리 등으로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된지 8개월만에 선고가 내려져 예상보다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는 게 법조계 전반의 설명입니다.
 
또 이번 소송에서 상속된 차명주식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맹희씨 등 형제들의 요청으로 2008년 '삼성비자금 특별검사 수사자료'가 법정에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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