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지난해 말 중국 런민은행의 지준율 인하 후 시장에서는 추가 인하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워왔지만 당분간 지준율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중국 정부는 중앙은행 어음발행이나 역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등 공개시장조작 방식으로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 춘절 전후 지준율 인하 전망..공개시장조작 대체
시장에서 추가 지준율 인하를 전망한 것은 지난해 12월5일 중국 런민은행이 3년만에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리겠다고 발표한 이후였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신 중국 정부는 공개시장조작이라는 카드로 시장의 유동성을 조절했다.
춘절 연휴 직전 중국의 중앙은행 격인 런민은행은 역RP 거래를 통해 시장에 약 4000억위안의 자금을 공급했다.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을 통해 한차례 지준율 인하 효과를 낸 것이다.
이 때 시장에 유입된 자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전문가들이 다시 지준율 인하 시점을 점치기 시작한 것이다.
취홍빈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정부의 관심사는 여전히 안정적 성장"이라며 "2월 중앙은행 어음과 역RP 거래 만기가 돌아왔기 때문에 지준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중 중앙은행 어음발행 가능성
하지만 지준율 인하를 기다리는 시장의 기대를 뒤로 하고 중국 정부는 다시 한번 공개시장조작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중국 정취앤르바오는 익명의 런민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일 약 수백억위안 규모의 중앙은행 어음 수요가 보고됐으며 5주 동안 중단됐던 공개시장조작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런민은행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어음 발행을 공표하지는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어음 수요 보고는 시중의 자금이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 들어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단순 시장 수요를 파악하기 위함일 수도 있지만 정기 어음을 발행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이번 주 어음 발행이 재개된다면 중앙은행은 시중 자금을 흡수해 현재 다소 완화된 유동성을 조정하고자 할 것"이라며 "이 경우 단기간 내에 지준율이 인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런민은행은 매주 화요일에 1년물, 목요일에 3개월물 혹은 3년물 어음을 발행한다. 중앙은행 어음은 1년물이 5주, 3개월물이 6주 동안 발행 중단됐었다.
보도에 따르면 런민은행은 올해 통화정책 도구로 공개시장조작을 지준율보다 우선순위에 둔다고 했다. 따라서 유동성 조절을 위해 공개시장조작에 나섰다면 지준율 인하 여지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경기 둔화와 물가 걱정 '진퇴양난'
중국 정부가 지준율 인하를 선뜻 단행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중국 국내 경제상황이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려고 지준율 인하를 하자니 물가가 걱정이고 물가를 따라가자니 경제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싱예은행의 애널리스트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중앙은행은 진퇴양난의 기로에 놓였다"며 "3월 이전에는 지준율을 인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즈하오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도 "춘절 이후 은행에 다시 예금이 몰리고 있다"며 "은행 간 유동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지준율 인하가 조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 정책이 천천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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