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0%로 지난해 말 0.57%보다 0.03%p 상승했으며, 부실채권 규모는 1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습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입니다.
은행권 중에서는 지방은행의 건전성 악화가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지방은행 평균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말 1.02%에서 올해 3월 말 1.13%로 상승했고, 부산은행은 1.26%, 전북은행은 1.22%, 경남은행은 0.94%를 기록했습니다.
세부 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했습니다.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2023년 12월 말 2580억원에서 2025년 12월 말 7557억원으로 192.9% 증가했습니다. 반면 총여신은 2023년 12월 말 61조2285억원에서 2025년 12월 말 64조8188억원으로 약 5.9%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부실 증가 속도가 여신 성장세를 크게 웃돈 셈입니다.
특히 부산은행의 요주의여신은 3121억원에서 7533억원으로 141.4% 증가했습니다. 향후 추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위험자산 규모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경남은행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2023년 12월 말 1595억원에서 2025년 12월 말 3373억원으로 111.5% 증가했으며, 총여신은 2023년 12월 말 40조6058억원에서 2025년 12월 말 44조1779억원으로 약 8.8% 늘었습니다. 요주의여신은 3040억원에서 331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부실 관련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됐습니다.
다른 지방은행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광주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135억원에서 2367억원으로 108.5% 증가했습니다. 총여신은 23조2464억원에서 26조5676억원으로 14.3% 늘었고, 추정손실은 480억원에서 929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전북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1330억원에서 2127억원으로 60.0% 증가했습니다. 총여신은 17조5054억원에서 19조431억원으로 늘었고 요주의여신은 3038억원에서 4134억원으로 증가해 잠재부실 부담도 커졌습니다.
제주은행은 규모는 가장 작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부실 수준을 보였습니다. 고정이하여신은 557억원에서 999억원으로 79.6% 증가했으며 총여신은 5조6571억원에서 6조3558억원으로 상승했습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5년 들어 2% 수준을 기록하며 조사 대상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지방은행들은 지역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 둔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고 있습니다.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업 부진, 내수 회복 지연 등이 부실 증가 배경으로 꼽힙니다.
손실흡수 능력도 약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 평균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지난해 말 160.3%에서 올해 3월 말 150.4%로 9.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지방은행 평균은 89.8%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부산은행은 87.4%, 경남은행은 87.1%를 기록해 국내 은행 평균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다만 올해 1분기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부실채권 정리 규모 역시 4조40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당장 건전성 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지방은행들의 부실 증가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고정이하여신 증가세가 가파른 데다 충당금 적립 여력도 낮아지고 있어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건전성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부실채권비율과 연체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은행권의 충당금 적립 확대와 부실채권 정리 노력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본점. (사진=BNK금융)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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