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신용보증기금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 소송 패소로 지급한 판결금을 총인건비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산하 경영평가 소위원회가 예외 적용 요청을 불수용하면서 6월 경영평가를 앞둔 신보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공운위 산하 경영평가 소위원회는 최근 신보 노조의 총인건비 예외 적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임금피크제 소송 패소로 지급된 판결금 130억원은 지난해 인건비 증가분에 그대로 반영될 전망입니다.
신보는 임금피크제 관련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뒤 전·현직 직원들에게 원금 106억원과 이자 약 30억원 등 약 130억원의 판결금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재정경제부가 해당 비용을 총인건비에 반영하자 노조는 예외 적용을 요청해왔습니다.
그러나 소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130억원은 기존 방침대로 총인건비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신보의 지난해 인건비 인상률은 정부 가이드라인인 3%를 크게 웃도는 7.1%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입니다. 총인건비 관리는 경영평가의 주요 항목 가운데 하나로, 정부 기준을 초과하면 감점이 이뤄집니다. 경영평가 결과는 기관 성과급에도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노조는 총인건비 관리 지표 감점이 사실상 불가피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보 노조 관계자는 "예외 적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총인건비 관리 지표는 사실상 0점 처리된 상황"이라며 "상대평가라는 변수가 있지만 현재로선 C등급이나 D등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D등급을 받을 경우 성과급 지급이 어려워진다"며 "퇴직자들이 지급액 대부분을 수령했는데 경영평가 감점과 성과급 감소 부담은 현직 직원들이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판결금 가운데 약 73%는 퇴직자에게 지급됐습니다. 노조는 이번 사안을 임금피크제 소송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총인건비 제도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신보는 2003년 국내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총인건비 제도가 시행되면서 임금체계 조정 여력이 제한됐고, 그 결과가 뒤늦게 소송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입니다.
노조에 따르면 신보는 임금피크제 적용자에게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인건비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고 있습니다. 연차 사용 확대 등을 통해 연간 약 10억원 규모의 비용을 내부 조정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예외 적용 요청 역시 이미 지급한 130억원 규모의 판결금에 한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이 잘못해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과거 제도 운영 과정에서 비롯된 소송 결과"라며 "정부 정책을 가장 먼저 도입한 기관이 뒤늦은 소송 결과로 경영평가 불이익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신보 노조는 총인건비 반영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관계기관에도 질의를 진행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법제처와 금융위원회, 감사원 등은 해당 사안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거나 "소관 사항이 아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노조가 지난달 재정경제부에 제출한 공식 질의에는 아직 회신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노조는 총인건비 반영 근거와 예외 적용 가능 여부 등을 질의했으며 회신 기한은 오는 9일입니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는 이달 중순 발표될 예정입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원들이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로비에서 열린 2026년 금융노조 임단투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