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데스크칼럼)바이오주 부진, 본질은 신뢰 위기다
과장 공시·보도자료로 키운 기대감…정보 공개는 미흡
3개월 새 5배 급등한 주가, 한 달 만에 3분의 1토막
공시 검증 전문성 강화 필요…업계 자정 노력도 절실
2026-04-29 06:00:00 2026-04-29 09:07:21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9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주식시장은 말 그대로 역대급 호황을 지나고 있다. 주요 지수가 고점을 새로 쓰고 시장 곳곳에서 상승 종목이 쏟아진다. 그런데 유독 제약·바이오 업종만은 이 흐름에서 비켜서 있다. 주식 토론방에는 "이런 장에서도 왜 제약·바이오만 빠지느냐"는 성토가 이어진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을 향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빠르게 번지는 분위기다. 그 한복판에 삼천당제약 사태가 있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달 30일 장중 한때 역대 최고치인 123만원을 넘기도 했던 삼천당제약 주가는 28일 종가 기준 43만2천원으로 3분의 1토막 난 상태다. 당시 회사는 경구용 인슐린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 관련 미국 파트너사와 마일스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올해 1월2일 종가 24만4500원을 기록했던 삼천당제약 주가는 3개월 만에 5배 넘게 올랐다.
 
그러나 회사가 계약 상대방과 세부 조건 등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시장의 의심이 쌓이기 시작했다. 계약 상대방이 계약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길 원치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회사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계약 규모를 15조원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공시된 규모는 1509억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계의 불신을 키웠다.
 
이런 와중에 한 네이버 블로거가 삼천당제약을 '작전주'로 지목하며 주가 주작 의혹을 제기했고, 여기에 대주주 블록딜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투자자들은 대주주의 대량 매도를 주가 고점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삼천당제약은 해당 블로거에 대한 형사 고발을 예고하고, 대주주 블록딜을 철회했지만, 이미 무너진 시장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태로 빠져 들었다.
 
이에 회사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명에 나섰지만, 핵심 기술에 대한 논란만 더욱 키웠고, 이어 21일 진행된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도 시장의 의혹을 말끔하게 해결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한때 에코프로와 알테오젠 등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삼천당제약은 제약·바이오 업계 불신의 아이콘이 됐다.
 
문제는 이번 사건이 삼천당제약 한 회사의 주가 급락으로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악재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제약·바이오 업종들이 줄줄이 주식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천당제약 발 불신이 업종 전반에 퍼지는 모습이다. 특히 기존 제약사보다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결국 기대감보다 실제 매출이 뒷받침되어야 믿을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앞서 알테오젠 등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계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기술 유출 등을 이유로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기술 유출 등이 진짜 원인일 수도 있지만, 주가 부양을 위해 공시는 물론 보도자료 등을 통해 개발 정보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웠다. ‘정보의 비대칭’은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투자자들의 불신을 더욱 확대시키는 촉매제가 된다. 기업들이 아무리 억울하다고 항변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천당제약 사태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제약·바이오 업계 공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구체적으로 공시 표현과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요한 것이 공시 표현과 구조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기업들은 쉽게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과장된 수치를 남발하며 기대감을 키운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이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공시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검증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자정 노력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부 기업들의 과장된 공시와 보도자료 등으로 제약·바이오 업계 전체에 불신이 확산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몇 년간 신약 개발 등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원들도 많다. 이들까지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신뢰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지금 가장 먼저 되찾아야 할 것도 바로 그 신뢰다.
 
최용민 산업부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