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 대응"…쿠팡, 강력 반발
5년 만의 총수 지정에 적법·정당성 공방 예고
시민단체 "공정경제 질서 확립의 전환점 돼야"
2026-04-29 16:17:05 2026-04-29 18:10:43
[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 즉 실질적인 지배자로 지정했습니다. 쿠팡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지 5년 만입니다.공정위 결정에 대해 쿠팡은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는 쿠팡이 정부의 조사 결과에 순응하기보다,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법리적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쿠팡 본사.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29일 김 의장이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으로 규정했습니다. 앞으로 쿠팡은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수준의 규제가 추가됩니다. 쿠팡은 공정위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쿠팡Inc는 한국 쿠팡 법인을 100% 소유하고, 한국 쿠팡도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100% 소유한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 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쿠팡은 "미국 상장사로서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요구하는 특수관계자 공시 의무를 준수했고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다"며 "한국 쿠팡 법인은 변함없이 동일인 지정의 예외 조건을 충족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씨(부사장)의 지위 및 경영 참여 논란에 대해선 "김 의장의 동생은 공정거래법상 임원이 아니며 한국 계열사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김 부사장은) 쿠팡Inc 소속으로 파견되어 글로벌 물류 효율 개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정거래법상 임원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 2021년 쿠팡이 자산 5조원을 넘겼다는 이유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했습니다. 다만 김 의장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과 외국계 기업 전례 등을 이유로 김 의장이 아닌 법인(쿠팡Inc)을 동일인으로 지정했습니다. 2022년에도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습니다. 쿠팡의 자산 규모가 급격히 늘었음에도 김 의장이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국회에서는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역차별 문제가 집중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실질적 지배주주가 규제망을 빠져나갔다는 국내 기업 '역차별 논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자 공정위는 2023년 쿠팡 사례를 계기로 외국인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논의를 본격화했습니다. 당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국 국적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자연인' 동일인으로 지정됐다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쿠팡 측은 이미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엄격한 공시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국내 총수 지정은 '이중 규제'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시민단체 "당연한 결과"…쿠팡 "과도한 해석"
 
공정위는 2024년 5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외국인도 총수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4가지 예외 요건도 신설되면서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은 무산됐습니다. 지난부터는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실마리가 생겼습니다. 김 부사장을 비롯해 친족이 쿠팡 계열사에 근무하며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는 구체적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이유와 쿠팡이 제출한 '예외 요건'의 진위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국 친족의 경영 참여가 김 의장 동일인 지정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공정위는 이날 쿠팡의 동일인으로 김 의장을 최종 지정했습니다. 앞으로 쿠팡은 김 의장 친족과의 거래 내역을 공시하고, 총수로서 사익 편취 등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게 됩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세형 경실련 선임부장은 "2021년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당시부터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됐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공정거래법과 공정위가 공정경제 질서 확립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선임부장은 쿠팡 측이 예고한 행정소송과 관련해서는 실질적 지배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동일인 판단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사실적 지배 여부가 기준"이라며 "지분 보유와 같은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상적 위험'만으로도 충분히 판단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쿠팡 측은 공정위의 판단 근거가 사실상 경영 참여 정황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쿠팡 관계자는 "김 의장이나 친족 누구도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쿠팡 Inc가 계열사를 100% 지배하는 구조로 개인 지분을 통한 지배 요건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임원 주식도 의결권 없는 보상 성격"이라고 했습니다. 
 
쿠팡 측은 경영 참여 판단에도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파견 인력과 회의 참석은 업무상 불가피한 수준"이라며 "이를 중대한 의사결정 권한 행사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송에서는 경영 참여 여부에 대한 소명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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