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원익IPS, 반도체 훈풍에 곳간 두둑…M&A 다시 시동거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현금흐름 개선
반도체 공정 기술 확보 위한 전략적 M&A 가능성
과거 디스플레이 기업 인수 무산 경험도 있어
2026-04-16 06:00:00 2026-04-1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4일 17: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원익그룹의 반도체 장비 계열사 원익IPS(240810)이 지난해 반도체 슈퍼사이클 수혜로 유동성이 확대됐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의 설비투자(CAPEX) 확대가 예고됨에 따라 현금 창출력은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업이 두둑한 현금 실탄으로 수년간 멈춘 인수·합병(M&A)에 다시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원익IPS는 과거 반도체 기업 인수로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났고, 아울러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 인수를 추진하다고 멈춘 바 있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 수주 늘자 현금흐름 개선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원익IPS는 올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고객사들의 설비투자(CAPEX) 확대로 최대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원익IPS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 제조 기업이다. 주요 제품은 반도체 화학기상증착(CVD)과 원자층 박막증착(ALD) 장비가 있다. 제품 전량은 주문생산에 의해 판매가 이뤄진다. 사업 구조상 수주 상황에 따라 가동률 편차가 큰데, 주요 고객사들이 설비 투자액을 늘리면 수주가 늘어 매출이 늘어나는 흐름을 따라간다.
 
먼저 반도체 슈퍼 사이클 수혜로 고성장을 이룬 삼성전자는 최근 시설투자액을 전년보다 20% 늘려 11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원익IPS의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 매출은 절반(49%)을 차지한다. 이번 투자 증액이 원익IPS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출의 30% 안팎을 설비투자에 집행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6.8% 성장한 97조 1466억원으로, 그중 30%는 29조원가량이다. 원익IPS가 다른 주요 고객사 명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SK하이닉스 매출은 원익IPS 매출 중 10~11%가량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원익IPS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판매 증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함에 따라 함께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말 수주 총액은 첫 1조원대를 돌파했다. 수주 잔고는 2982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꾸준한 수주 확대로 전체 매출은 9098억원으로 크게 뛰어 '1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은 738억원으로 593.6% 급증했고, 순이익 역시 840억원으로 305% 증가했다.
 
 
 
본업에서 수익을 끌어오며 현금흐름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66억원으로 순이익의 2배에 달한다. 잉여현금흐름(FCF)도 1309억원으로 전년(568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본업 성장과 더불어 매출채권의 안정적 회수와 재고자산 감소도 현금 축적에 기여했다.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A)는 1133억원 수준으로, 증권가에선 올해 2137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원익IPS는 넉넉한 현금 곳간을 토대로 외부 차입도 늘리지 않아 재무 상태도 안정적이다. 부채비율은 20%로 전년 대비 6.6%포인트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281.8%에서 371.7%로 큰 폭 상승하며 단기 채무 지급 능력이 개선됐다.
 
이처럼 무차입 기조 속에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원익IPS가 향후 두둑한 현금 실탄을 어디에 쓸 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지난해 투자활동 현황을 살펴보면 금융자산 예치금을 제외하면 주로 연구·개발(R&D)과 유형자산 취득 등 내부 공정 기술 강화에 활용했다. 연구개발비는 167억원으로 7.2% 확대됐고, 반도체 설비 등 새로 확보한 유형자산은 257억원으로 19.7% 늘어났다.
 
늘어난 현금 실탄, 반도체 M&A 가능성 커졌다
 
업계에선 원익IPS가 충분한 현금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수합병 대상 기업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역시 '반도체'다. 최근 몇 년간 TV 시장 경쟁 심화와 IT 수요 위축으로 디스플레이 업황이 악화하며 주 매출원이 반도체로 무게추가 옮겨지면서다.
 
지난해 매출 현황에 따르면 반도체 칩(Chip) 검사장비 매출은 2023년 110억원에서 지난해 663억원으로 훌쩍 뛰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매출은 13억원에서 7억원으로 반토막나며 상반된 성적을 거뒀다.
 
이어 제조라인의 장비별 월 생산능력을 살펴보면, 반도체 라인은 1188대로 디스플레이 라인(960대)를 처음 앞질렀다.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매해 960대로 일정한 반면 반도체 생산능력은 2023년 840대, 2024년 948대로 꾸준히 늘어났다. 대수의 증가는 외부 고객사들로부터 반도체 수주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또, 반도체 장비 산업은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고부가 지식 집약 산업이다. 한 세대 장비 기술이 완전히 성숙하기 전에 다음 세대 장비 기술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 지속적인 장비 개발이 필요하다.
 
따라서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수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식각, 세정, 포토, CMP(화학 기계적 연마) 등 다양한 공정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관건이다. 다만 해당 기술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소재들을 확보하려면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진입 장벽이 높다.
 
이에 따라 원익IPS는 지난 2019년 초 반도체 기술 개발 기업 원익테라세미콘을 흡수합병 하며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원익테라세미콘은 식각액, 세정액, CMP 슬러리 및 패드와 같은 핵심 소모품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어 2023년엔 원익IPS가 복수 증권사 창구를 통해 반도체 식각 기술을 보유한 에이피티씨 지분을 사들이며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 인수합병 가능성도 적지는 않다. 지난 2020년 삼성전자 계열사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세메스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듬해 결렬됐다.
 
원익IPS의 인수합병 소식이 잦아든 건 유례없는 반도체 시장 불황이 찾아온 2023년부터다. 수주가 줄며 매출은 69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8%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인수합병에 쓸 현금성 자산도 984억원에서 54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해까지 수주 확보로 재고자산을 털어내며 다시 1073억원까지 현금 곳간을 채웠다.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을 포함하면 1791억원 규모다.
 
원익IPS 측에 늘어난 현금의 투자 방향을 지속적으로 문의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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