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명태균씨와 얽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이 부담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주요 증인들이 법정에서 오 시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명태균씨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3차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명씨 등 주요 관계자의 증인신문을 일단락했습니다.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 여부와 관련 있는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여론조사 실무를 진행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씨와 김태열 소장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 3300만원을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지금까지 공판 과정은 오 시장에게 불리한 모습입니다. 주요 증인들이 검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 시장에게 가장 치명적인 건 명씨입니다. 명씨는 지난달 20일 법정에 나와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오 시장이 당시 서울시장 출마 직후 첫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에게 뒤지는 여론조사가 나오자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위증죄 처벌을 감수한 법정 증언이란 점에서 단순히 거짓말로 치부하긴 어렵습니다.
오 시장을 지지했던 김영선 전 의원마저 명씨 증언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오 시장과 명씨가 만나는 자리에 수 차례 동석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지난 1일 증인으로 출석해 ‘오 시장이 (나 의원을) 이기는 여론조사만 나오면 된다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멘토가 돼 달라’고 했다고도 말했습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강 전 부시장이 명씨에게 시험용 여론조사를 시켰으나 결과를 신뢰할 수 없어 관계를 단절했단 겁니다.
그러나 객관적 증거도 명씨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1월20일 명씨와 두 번째 만남 이후 명씨 존재를 잊었다고 주장했지만, 1월 말에도 여론조사 시기마다 두 사람이 만났다는 식당 영수증과 관계자들의 메시지 등이 나왔습니다.
다만 여론조사 비용은 진술이 엇갈립니다. 명씨는 비용을 책정하고 지급받는 주체는 김태열 소장과 강혜경씨 몫이라고 주장합니다. 명씨가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미래한국연구소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소장과 강씨도 명씨 지시를 받고 움직였을 뿐 비용과 관련된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합니다.
오 시장 측은 3300만원을 여론조사 비용이라고 특정할 수 있냐며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 시장이 김씨에게 비용을 대납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도 주장합니다.
유·무죄를 떠나 재판 과정에서 “오 시장이 서울에 아파트를 사 주겠다고 했다”는 등 명씨의 폭로성 발언이 나오기도 하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초선이었던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는 등 흑역사가 끊임없이 소환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법정에서 직접 발언에 나서 신속한 선고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선고기일을 선거 이후로 잡겠다고 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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