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문자 보고 왔어요. 미연에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유심 교체하려고요." (서울 종로구 고모씨)
LG유플러스(032640)가 가입자 식별번호(IMSI)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유심 무상 교체·업데이트 서비스를 시작한 13일, 오전 9시30분 서울 종로구 LG유플러스 대리점 앞은 한산했습니다. 점심 무렵 인근 직영점에서는 방문자 수보다 직원 수가 더 많은 풍경까지 펼쳐졌습니다. 지난해 4월 SK텔레콤이 유심 정보 유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유심 교체를 진행한 첫날 출근길 오픈런과 긴 대기 줄, 유심 물량 부족 등으로 매장에 혼란이 빚어진 것과 사뭇 대비됩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LG유플러스 직영점 앞. 유심 업데이트를 마친 LG유플러스 사용자가 매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허예지 기자)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된 안내 문자 발송과 예약 시스템의 효과도 뚜렷했습니다. 이날 오전 10시경 종로구의 한 LG유플러스 대리점을 찾은 40대 김모씨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고 예약을 해서 오게 됐다"며 "예전에 유사한 이슈가 있기도 했고, 신규 유심으로 보안을 강화해 준다기에 믿고 와봤다"고 말했습니다. 종로구의 한 직영점에서 유심 업데이트를 진행한 80대 조모씨 또한 "'안심'을 위해 매장을 방문하라는 개별 안내 문자를 보고 왔다"며 "예약 없이 왔는데도 업데이트 진행에 2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13일 오후 12시10분 서울 종로구 소재 LG유플러스 직영점 내부. (사진=허예지 기자)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유플러스원(U+one)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된 매장 방문 예약 건수는 15만7811건에 달합니다. LG유플러스 측은 "IMSI 체계에 난수를 도입한 새로운 보안 체계를 적용했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 1719개 매장에 5700여명의 현장 인력과 522명의 본사 지원 인력을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대다수 매장이 원활히 운영된 가운데, 영등포구 소재 직영점 등 일부 지점에서만 미예약 고객에 30~40분가량 대기 시간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장 관계자들은 지난해 4월 SK텔레콤의 유심 무상 교체 당시 발생한 '유심 재고 부족' 사태는 반복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대리점 직원은 "이 매장의 경우 한 시간에 예약 정원이 5명인데, 이번주에 할당된 유심 재고만 200개 정도"라며 "재고가 부족해 교체를 못 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직영점 직원도 "유심을 예약 규모보다 여유롭게 확보했다"며 "재고 소진 우려는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9시에서 12시 사이, 두 매장의 방문객 규모는 각각 15명, 80명가량이었습니다.
다만 이날 온라인 유심 업데이트에서는 공지와 시스템에 괴리가 발생하며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급제 기기로 원격 업데이트를 시도하다가 단말기 오류가 발생했다", "자급제 기기인데 업데이트에 성공했다" 등 사례가 퍼진 겁니다. 자급제 및 타사 단말기의 경우 온라인 간편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는 공식 안내와 달리, 실제 전산 시스템상에서는 접근 차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산 시스템 차원에서 단말기 식별 번호(IMEI) 등 기기 정보를 물리적으로 차단하지 않고, 단순 안내 팝업에만 의존했다는 설명입니다.
전산 처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며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약 10만명이 동시 접속하면서 LG유플러스의 자체 전산망인 '유큐브'의 개통 처리 과정이 셧다운 된 겁니다. 원격 업데이트 과정에서 소액결제 및 금융인증서 다운로드 오류가 다량 발생했고, 직영점에는 수작업으로(POS 사용) 개통을 진행하도록 긴급 안내까지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서비스 오픈 한 시간 뒤 전산에 문제가 생겼지만 빠르게 알아챘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전산이 한 시스템으로 몰리고, 일반 서비스 프로세스와 합쳐지면서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금요일이 창립 기념일이었는데 홍범식 사장을 비롯한 많은 직원들이 출근했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LG유플러스 매장에 부착된 유심 교체 및 업데이트 안내문. (사진=허예지 기자)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