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서울 용산구, 경기 과천 등 수도권 선호 지역에서 유휴 부지를 활용한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을 내놨습니다.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읽히지만, 공급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시장 안정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서울의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정부가 추가 검토할 수 있는 카드는 우선 추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재명정부 출범 후 부동산 세금 문제엔 말을 아껴왔지만, 집값 불안이 이어질 경우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제도 폐지를 비롯해 결국엔 보유세 인상까지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주택 공급에 진심"…추가 공급 카드는 '그린벨트 해제'
29일 정부가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의 핵심은 역세권 등 도심 요지에 신도시급 면적(487만㎡), 서울 3만2000가구를 포함해 총 6만가구 물량을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중점 공급하겠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7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로, 도심 속 저이용 대규모 부지를 적극 발굴하고 역세권 공공부지를 복합 개발해 매매 수요를 대거 흡수하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일단 시장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만성적으로 주택 공급 부족에 시달리던 서울에 3만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등 주택 공급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읽히기 때문입니다. 정부 역시 주택 공급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에서 "공급 물량은 이번 발표로 끝이 아니며, 협의와 검토를 거쳐 추가로 계속해서 발표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이재명정부가 정말 주택 공급에 진심이라고 체감할 수 있도록 끝없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다만 관건은 '속도'입니다. 정부가 계획한 대로 도심 내 주택 공급이 시장 안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행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책에는 지난 문재인정부에서도 포함됐다가 결국엔 좌초됐던 사업지가 대거 포함됐습니다. 가령 서울 노원구 태릉CC, 중랑구 면목행정복합타운 등의 사업지는 문재인정부에서 도심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공급 대책에 포함됐다가 주민 반발에 무너지며 결국 좌초된 곳들입니다.
정부의 계획대로 공급 절벽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고려할 수 있는 추가 공급 카드는 '그린밸트 해제'입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서초구 우면동 서리풀지구, 경기 고양 대곡 등 4개 지구에서 총 5만가구 규모의 그린벨트 해제·공급 계획을 발표했으며, 추가로 약 3만가구가 들어설 수 있는 규모의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도세 중과 부활·장특공제 축소 손질…부동산 때리는 이재명정부
그럼에도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마지막 카드는 '세금'입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은 마지막 카드"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취임 후 부동산 세금 문제엔 말을 아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제도 폐지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을 직접 거론하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집값을 잡기 위해 최후의 보루인 세금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실제 정부는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의 종료를 유지하되, 한두 달 유예기간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중과 유예는 원래 예고된 대로 일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뚜렷하게 말했다"며 "다만 4년간 관례처럼 연장됐던 만큼 5월9일보다 한두 달 뒤에 종료하는 것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양도세뿐 아니라 장특공제 전반에 대해서도 손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김 정책실장은 "장특공제는 과거 공제율이 35~40% 수준에서 80%까지 높아졌다가 다시 조정되는 등 변화를 거쳐온 제도"라며 "확대 계기와 실제 효과를 진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할 경우 기본세율에 더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가산세율을 적용하는 제도입니다. 윤석열정부는 주택 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중과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해왔습니다. 장특공제는 부동산 보유 및 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현행 소득세법상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 1년마다 4%포인트씩 공제를 받아 최대 80%까지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보유세 강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됩니다. 양도세 중과 이후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을 늘려 매물 출회를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입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미리 보는 부동산 세제 개편' 보고서를 펴내고 "현 정부 출범 이후 대출 규제와 공급 대책은 차례로 발표됐지만 세제 개편안은 아직 공백"이라며 "부동산 세제 관련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수도권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가 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강화될 여지가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정부가 29일 9·7 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인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날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하기로 한 마사회 소유의 경마장(렛츠런파크, 115만㎡) 부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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