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 1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1일 민주당에서 제명)이 21시간가량의 조사를 마치고 21일 오전 귀가했습니다. 강 의원은 돈을 받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강 의원이 김 시의원에게 받은 돈을 자신의 아파트 전세 보증금에 사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자금 사용처에 대한 진술까지 나오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강 의원에 대한 신병확보 등 강제수사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공천헌금 1억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21일 새벽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 의원은 20일 오전 9시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마포청사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이튿날인 21일 오전 5시53분쯤 귀가했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과 만난 강 의원은 "사실대로 최선을 다해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강 의원이 2021년 말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김 시의원으로부터 직접 받은 1억 원의 행방을 집중 추궁했습니다. 강 의원에 앞서 조사를 받은 김경 시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1년 말, 남씨의 제안으로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1층 카페에서 강 의원을 만나 현금 1억원을 직접 전달했으며, 강 의원이 돈을 받으며 "뭘 이런 걸 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반면 강 의원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사후 인지 후 즉시 반환했다"며 해명을 번복했습니다.
강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전직 지역구 사무국장 남모씨도 최근 조사에서 "김 시의원에게 받은 1억원을 강 의원이 아파트 전세자금으로 썼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자금의 흐름이 강 의원의 사적 용처와 맞물린다는 구체적 진술이 확보됨에 따라, 강 의원의 '즉시 반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 겁니다.
경찰이 강 의원의 신병확보를 검토하는 이유는 '반환 시점'과 '증거인멸 가능성'입니다. 김 시의원과 남씨의 주장들은 조금씩 변동됐지만 공통적으로 유지되는 건 △강 의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현금이 오갔고 △1억원이 즉시 반환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김 시의원의 진술에 따르면, 강 의원이 돈을 돌려준 시점은 김 의원에게서도 1억을 수수하고 약 1년이 지난 2022년 가을입니다. 이는 김 시의원의 단수공천이 확정된 이후입니다. 때문에 경찰은 이를 순수한 반환이 아닌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한 '사후 수습'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을 교차 검증하기 위해 강 의원의 진술을 토대로 김 시의원과 남씨 등을 포함한 대질조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18일 경찰은 김 시의원과 남씨의 대질도 추진했지만, 김 시의원이 거부하면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강제수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질조사는 양측이 모두 받아들여야만 가능합니다.
강 의원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상황이고, 김 시의원이나 남씨 등의 진술과도 엇갈리고 있다는 건 관련자들이 입을 맞추는 등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강제수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의혹 당사자인 강 의원의 조사를 21시간가량 고강도로 진행한 만큼 조만간 신병확보 여부를 결정할 걸로 보입니다.
한편, 강 의원은 2022년 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씨를 통해 김 시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 1억원을 받고, 다시 돌려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를 받고 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강 의원은 1일 "당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며 탈당했고, 민주당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제명을 결정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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