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한 데 이어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발 관세의 경우 선주문 효과가 작용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부담이 실적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 국기. (사진=연합뉴스)
세탁기·자동차부품까지 '탄소세'…곳곳에 들어서는 '무역장벽'
산업통상부는 8일 무역보험공사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2026년 수출 점검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잠재된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해 수출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날 발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리 수출을 계속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올해 본격화하는 EU CBAM과 철강 수입 규제 신규 도입 등 통상 리스크도 상존하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주요국 통상정책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아세안·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 연간 7000억달러(약 1015조원)를 돌파하며 세계 여섯 번째 수출 강국 반열에 올랐지만, 올해 여건은 녹록지 않습니다.
CBAM은 세계 최초의 탄소국경세로, EU로 제품을 들여오는 현지 수입업체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보고하고 그 양에 따라 일종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관세와 유사한 효과를 내서, 실제 부담은 수출기업이 떠안을 가능성이 큽니다.
탄소 규제에 따른 비용 충격은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024년 보고서에서 철강 부문이 부담해야 할 CBAM 인증서 구매 비용이 2026년 851억원, 2030년 3086억원, 2034년 5589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관세 압박도 미국을 넘어 다른 나라로 확산할 조짐입니다. 캐나다는 지난달부터 한국을 포함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적용 기준을 축소했습니다. 전년도 수출량의 75%를 넘는 물량에는 50% 추가 관세가 부과됩니다. 멕시코 역시 새해부터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 부품과 섬유 등 수입품의 관세를 인상했습니다.
여기에 미 연방 대법원이 상호관세 조치의 위법성을 인정하게 될 경우,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될 전망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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