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여권 권력 구도의 분수령으로 꼽힌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6일 전격 사퇴하면서 선거 구도가 비당권파인 친명계와 당권파 간의 '2대2'로 재편됐습니다. 당 안팎에선 유 위원장의 사퇴가 친명계 내부의 '교통정리'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같은 후보인 이건태 의원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유동철 "꿈 이어갈 후보 응원"…이건태 "뜻 이룰 것"
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내려놓겠다"면서 "여러분은 당권 경쟁에서 벗어나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한 경쟁을 해달라"며 최고위원 후보를 사퇴했습니다.
그는 이재명 당대표 체제에서 치러진 지난 2024년 총선 영입 인재이자 친명계 최대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상임대표를 맡은 대표적인 친명 인사입니다.
지난해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억울하게 컷오프를 당했다"며 정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정 대표를 때리며 체급을 키운 유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도 이성윤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당권파 인사들과 대놓고 날을 세웠습니다.
유 위원장은 "1인1표는 어느새 누군가의 당권 경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혹은 토론과 숙의를 제안하는 신중파를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며 "1인1표가 적용되는 전당대회는 8월이고, 지방선거는 불과 5개월 앞두고 있다. 지방선거 전략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의 신속한 재추진을 외치는 정 대표와 당 지도부, 당권파 최고위원 후보를 저격한 겁니다.
그는 "누가 거짓으로 당원 주권과 1인1표를 말하는지, 누가 허울뿐인 '당·정·청 협력'을 말하는지, 현명한 우리 민주당의 동지들은 파악했을 것"이라며 "유동철의 꿈을 이어갈 후보를 응원한다"며 다른 후보 지지를 시사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같은 친명계이자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건태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기자회견이 모두 끝난 뒤 이 의원은 유 위원장과 손을 잡고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당을 위한 결단을 내린 것 역시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면서 "최고위원이 되면 반드시 당의 단결과 혁신을 향한 유동철 후보의 의지를 이어받아 그 뜻을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1인2표에 전략적 선택…친명계·당권파 '맞대결'
총 3명을 뽑는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중앙위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이 각 50%이며, 1명당 2표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후보는 이재명 당대표 1기 수석사무부총장을 역임한 강득구 의원과 '대장동 사건' 변호사 출신인 이건태 의원이 있습니다.
유 위원장이 선거를 완주할 경우 친명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표 분산이 불가피했습니다. 이에 유 위원장의 사퇴는 친명계 내부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친명계 입장에서는 되도록 많은 후보가 최고위원에 당선돼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이 목표"라며 "표 분산으로 득표율이 애매하게 나오면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대2 구도가 확정된 만큼 오는 11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단순 최고위원 선출을 넘어 친명계와 당권파의 진검승부로 귀결된 모습입니다. 권리당원들도 지지층별로 결속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당권파에서는 문정복 의원과 이성윤 의원이 있습니다. 두 후보 모두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의원은 정 대표 체제에서 조직사무부총장으로 임명됐으며, 최고위원 선거 출마로 당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당권파는 당·청 갈등을 부인하는 동시에 정 대표의 주요 공약인 1인1표제 추진을 전면에 내세우고,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결속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청 엇박자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친명계의 발언과는 대조됩니다.
문 의원은 지난 5일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합동토론회에서 "당 지도부 선출 직후 1인1표제를 재추진하겠다"며 "당원주권정당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는 역할이 지금 최고위원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말했습니다.
이성윤 의원은 지난달 23일 첫 합동연설회에서 "정청래 지도부를 흔드는 건 우리 당의 분열을 바라는 내란 세력"이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전날에는 "당·청 갈등으로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을 말하는데 이런 문제는 결단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당·청 엇박자 논란 속에서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 내 권력 지형도 새판이 짜일 예정입니다. 친명계가 압승을 거둘 경우 정 대표를 향한 견제가 강화되는 반면 당권파의 득세는 정 대표의 입지를 강화할 전망입니다.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왼쪽부터)문정복·유동철·강득구·이건태·이성윤 후보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제2차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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