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인 헬륨을 재사용하는 기술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반도체산업 호황으로 헬륨 등 필수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수입에 의존하는 헬륨을 재사용 기술을 통해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지속가능경영 체계도 구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에 ‘헬륨 재사용 시스템(HeRS)’을 적용했습니다. HeRS는 반도체 공정에서 만들어진 고순도 헬륨을 회수·정제해 재사용하는 체계입니다. 이에 연간 헬륨 사용량을 약 4.7톤(t)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HeRS를 통해 장기적으로 재사용 헬륨 비중을 18.6%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는 HeRS를 다른 라인으로 확장하는 한편 해외 파트너와 공동 개발 협약(JDA)을 통해 저순도 헬륨을 고순도 헬륨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헬륨은 산업 전반에서 널리 사용되는 자원 중 하나로, 네온·아르곤·크립톤 등과 같이 희소성이 높은 ‘희귀 가스’로 분류됩니다. 반도체에서는 주로 냉각재로 사용돼 열 제어와 진공 환경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 중 하나로 꼽힙니다.
헬륨은 반도체, 항공우주, 의료영상 등 활용처가 늘어나면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에 따르면 산업용 고순도 헬륨 시장 규모는 올해 26억8000만달러에서 2035년에는 75억달러로 연평균 10.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반도체 시장에서 헬륨 수요는 같은 기간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헬륨이 천연가스에서 소량만 추출될뿐더러 미국, 카타르, 러시아 등 생산 국가도 제한적입니다. 업계는 헬륨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헬륨 공급망 확보는 곧 생산 효율성과 회사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삼성전자는 자원 재사용과 폐기물 활용을 확대해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삼성전자는 포토 공정에 활용되는 네온가스도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반도체 공정에 재활용 네온가스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공조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흡착제를 동일 공정에 재사용하는 한편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웨이퍼 트레이를 재활용해 플라스틱을 개발했습니다. 이 플라스틱은 갤럭시 S25 시리즈의 사이드키, 볼륨키 등에 적용됐습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버려지는 부품을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소재로 사용하면서 부문 간 자원순환 체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헬륨, 네온 같은 희귀 가스를 재사용하는 것은 원재료 공급 안정화로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탄소 감축으로 지속가능경영 면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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