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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평택 4공장 이어 5공장도 6월 공사 재개
기초 공사만 이뤄진 5공장 본격 재개…4공장 PH2·4도 내부 공사 착수 예정
반도체 수요 급증 속 캐파 확충 필요성 따른 조치
2024-05-09 15:11:38 2024-05-09 15:53:45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 반도체의 심장부'로 불리는 평택캠퍼스 P5(5공장) 공사의 다음달 재개가 확실시 됩니다. 현재 5공장은 구조물 뼈대를 박은 기초 공사만 진행된 상태입니다. 이번에 본격적으로 공사를 재개하는 것은 속도감 있게 메모리 캐파(생산능력)를 늘려 반도체 슈퍼 사이클 국면에서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9일 "5공장에 이달말까지 공사에 필요한 철골을 야적할 예정이고, 6월에 재개될 것"이라며 "오늘 삼성전자에서 평택캠퍼스 P4·P5 공사 일정에 대한 중요한 결정 회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4공장 페이즈(Phase)2와 4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역시 6월에 내부 공사에 착수합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제공)
 
앞서 삼성은 지난 1월 말 5공장 공사 일부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5공장 건설 상황을 두고 업계에선 '중단이다, 중단이 아니다'는 엇갈린 얘기가 나왔지만, 정확히 기초공사만 진행된 상태로 본격적인 공사를 준비 중이었던 상황이었습니다.
 
5공장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의 하이NA EUV(극자외선) 장비를 갖출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이NA EUV는 기존의 EUV 장비에 비해 1.5배 정도 큰데, 5공장이 4층으로 지어지는 만큼 충분한 공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미국 기업 인텔이 초도물량 6대를 선점했고, 삼성전자와 TSMC도 2025년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는 평택캠퍼스의 본격적인 공사 재개 신호를 메모리 캐파 확충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에 따라 반도체 업황 반등 국면에서 캐파가 큰 삼성전자가 유리한 구도를 공고히 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현재도 삼성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약 2배정도 캐파가 높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 상황도 5공장 공사 재개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앞서 5공장 공사가 일시 중단된 이유가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른 저조한 삼성전자의 실적 때문이었습니다. 지난해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업황 회복세를 맞아 지난 1분기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올리며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최근 연 사내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이대로 나아가 2022년 매출을 능가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2022년 매출은 302조2300억원으로, 이중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매출은 98조4600억원 규모였습니다.
 
이는 지난 2년간 반도체 한파로 고전했던 삼성전자가 고객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키 위해 캐파 확충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고되는 대목입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기에 접어들고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공사를 재개해 클린룸을 만들고 장비까지 세팅하는 등 속도가 중요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읽힙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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