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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부산이 나라 구해달라…대구에서 경고해야"(종합)
이재명, '국민의힘 안방' 부산·울산·대구 집중 공략
여당 주춤 틈타 '정권심판' 정조준…사전투표도 독려
2024-04-04 21:18:41 2024-04-04 21:18:41
[부산·대구·울산=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엿새 앞둔 4일 부산·울산과 대구를 찾았습니다. 이 대표가 이틀째 부산·울산·경남(PK)을 순회하고, 보수 텃밭인 대구까지 가서도 정권심판론을 정조준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실정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높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정체됐고 상황에서 여당의 안방을 공략해 총선의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입니다. 이 대표는 부산에선 "부산은 대한민국이 위기일 때 언제나 맨 앞에서 나라를 구한 곳이다. 이번에도 부산이 나라를 구해달라"고 호소했고, 대구에선 "정치인들은 경쟁시켜야 한다. 이번엔 대구에서 최소한의 경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이틀째 PK 공략…'보수 텃밭' 대구도 찾아
 
이 대표는 이날 부산과 울산, 대구를 방문해 각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소속 후보자들을 지원유세했습니다. 이 대표의 PK 순회는 전날인 3일에 이어 이틀째이기도 합니다. 이 대표가 보수 텃밭인 영남 공략에 공을 들이는 건 윤석열정부 실정으로 인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정체됐고, 민심이 요동치는 빈틈을 노린 겁니다. 실제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180석(지역구+비례) 획득이라는 헌정사상 단일정당 최대 승리를 기록했으나 영남에선 7석만 얻는 데 그쳤습니다. 그마저도 대구·경북(TK)에선 단 한 석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4·10 총선에서 민주당은 PK에서만 13석 우세를 점쳤고, TK에서도 선전을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시 영도구 태종로에서 부산 중·영도에 출마한 박영미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대표는 PK와 TK의 자긍심을 추켜세우는 동시에 정권심판의 명분을 주장하는데 힘을 실었습니다. 부산 중·영도에 출마한 박영미 후보를 만나선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하는 걸 민주화의 성지 부산에서 막아줘야 한다"며 "부산이 나라를 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부산진갑 서은숙 후보를 지원하면서는 "윤석열정부는 2년도 안 되는 그 짧은 시간에 이 나라를 이렇게 온 국민이 걱정할 만큼 망가뜨렸다"면서 "부산이 이번에 정말로 중요한 역할하게 될 것 같다. 이 나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 가지 않도록 부산이 막아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부산 수영에서 유동철 후보와 함께 시민들을 만날 땐 "4월10일은 국민이 주권자임을 선포하는 날"이라며 "부산의 주인은 부산 시민임을 증명해 달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구로 이동해 동대구역 광장에서 이날 마지막 유세를 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이 대표는 "조선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많은 의병 활동이 있었던 곳,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지역이 바로 대구와 경북 아니냐"며 "대구가 가진 저항정신과 구국정신이 반드시 깨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울러 "한때 잘 나가던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 대구가 지금은 어떻게 됐느냐"면서 "윤석열정부를 지지하시는 분이 많으시겠지만 최소한 이번 총선에서 정치 세력에게 실패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구지역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전투표 독려 행사도…"투표지는 종이로 된 탄환"
 
이 대표는 부산을 방문에 맞춰 부산역 광장에서 진행된 사전투표 독려 행사장에도 나타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22대 총선 사전투표는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됩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 1조 1항에 쓰여 있다"며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1인 1표의 민주국가에서 정치권력은 언제나 소수의 기득권을 편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민을 거역하고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정치권력에 대항해 반드시 이겨야 하고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공화국임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포기나 방관은 중립이 아니다. 주권을 포기하면 결국 그만큼 누군가 부당하게 그 권력을 획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투표지는 종이로 만든 탄환"이라며 "압도적 다수인 국민이 원하는 대로 세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전투표에 꼭 참여하고 남은 시간은 다른 유권자들이 주권을 포기하지 않도록 설득해 달라"고 했습니다.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후보자들과 사전투표 독려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재명, 부산 수영서 장예찬과 충돌…"참 못됐다"
 
한편, 이 대표는 부산 수영에 출마한 유동철 후보를 지원유세 하던 중 이 선거구에 출마한 장예찬 무소속 후보와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가 유세를 하는 장소에 장 후보가 나타났는데,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 조명현씨와 동행한 겁니다. 장 후보는 이 대표에게 "이재명은 공익제보자 조명현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처음에 이 대표는 "부산이 참 좁은가 보다. 저기 7번이 장 후보지 않느냐"라며 "(장 후보께) 잠깐 부탁드린다. 지금은 서로 시간 조정을 해서 시민들을 위해서 잠깐씩 양보하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장 후보가 물러서지 않고 이 대표에게 거듭 사과를 요구하자 이 대표는 "참 못됐다. 선거방해죄"라면서 "우리 부산의 민주 시민 여러분, 그냥 귀엽게 봐주시라. 반응하지 마시라"고 응수했습니다. 그러면서 "7번(장 후보)이 결국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에 굴복해 선거 포기할 거라고 예측한다"며 "지금은 저렇게 난리를 치지만 결국은 권력에 굴복해 접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부산·대구·울산·경남=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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