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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막내린 60년 오너경영…한앤코 체제로
창업주 장남 홍원식 회장 물러나
한앤코 측 인사, 이사로 선임
4년간 적자 기록…경영 정상화 시급
2024-03-29 14:56:38 2024-03-29 14:56:38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열린 남양유업 제60기 정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남양유업)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남양유업 주주총회를 통해 홍원식 회장이 물러나면서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남양유업의 오너경영 체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경영권을 확보함에 따라 본격적인 회사 경영에 나섭니다.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1964빌딩에서 열린 남양유업 제6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을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춘 한앤코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가결됐습니다.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은 사외이사로 선임됐습니다.
 
홍 회장 등 기존 이사진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로써 한앤코와 남양유업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은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한앤코는 최대주주임에도 이번 주총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는데요. 주주명부 폐쇄기준일인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홍 회장이 최대주주였기 때문입니다. 폐쇄일 기준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만 정기 주총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홍 회장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본 한앤코는 법원으로부터 남양유업 임시 주총 소집을 허가받은 상태입니다. 임시 주총에서 경영진 교체에 나설 계획이었죠. 홍 회장 등의 의결권 행사 가처분 신청도 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이날 정기 주총에 홍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사내·외이사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됨에 따라 홍 회장이 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남양유업은 지난 1964년 고(故) 홍두영 창업주가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한 회사입니다. 유업계 강자로 통했던 남양유업은 2010년 이후부터 각종 이슈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불매운동이 번졌으며,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투약 사건으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습니다.
 
2021년 4월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사건은 경영권 매각의 발단이 됐습니다. 같은 해 5월 홍 회장은 회장직 사퇴를 선언하고 오너가가 보유한 지분을 한앤코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9월 갑자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한앤코와 법정 공방을 벌였습니다.
 
올해 1월 대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면서 52.63%의 오너가 지분을 확보한 한앤코는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그동안 오너리스크와 경영권 분쟁으로 얼룩졌던 남양유업은 경영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이미지 쇄신을 비롯해 2020년부터 4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실적 회복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한앤코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을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는 정관 변경을 의결했습니다. 집행임원제도는 이사화와 별도로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임원을 구성하는 제도입니다. 남양유업 발행주식을 10대 1로 액면 분할하는 안건은 부결됐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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