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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도심 하늘 소음없는 'UAM'…예산·이착륙장은 한목소리
UAM 실증단지 가보니…헬기보다 조용한 '오파브'
2040년 시장 규모 1.4조달러…올 하반기 수도권 실증
내년 'UAM 상용화' 목표…예산 부족은 풀어야할 과제
'이착륙장' 버티포트도 관건…워킹그룹 등 규제 협의
2024-03-04 05:00:00 2024-03-04 05:00:00
[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생각보다 빠르고 비행할 때 소음이 없네요."
 
지난달 28일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고흥항공센터 내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단지에서 직접 UAM 점검 비행에 참관한 기자들의 공통된 반응입니다.
 
'하늘 나는 택시'로 불리는 UAM은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수직 이륙 후 공중에서 30~50km 거리를 움직이는 운송 체계입니다. 국내 개발 소형 기체인 해당 UAM의 이름은 오파브(OPPAV)입니다. 
 
전동 수직 이착륙기(eVTOL)로 활주로가 필요 없고 비행 시 소음도 헬기 등과 비교해 적습니다.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최성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도심항공교통(UAM) 책임연구원이 지난달 28일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항우연 고흥항공센터 내 UAM 실증단지에서 국내 개발 기체인 '오파브(OPPA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인승으로 개발된 OPPAV는 최대 이륙 중량이 650kg이며 순항 속도는 시속 200km입니다. 항속거리는 50km 이상입니다. 날개 앞과 뒤에 프로펠러가 4개씩 달려 있습니다.
 
당시 현장을 찾았을 때는 시속 170km 속도(순항 고도 100m, 60m)로 20km 거리의 무인 비행을 선보였습니다. OPPAV 조종사는 오는 8월부터 탑승할 예정입니다.
 
최성욱 한우연 UAM 책임연구원은 "OPPAV를 5인승급으로 확장하면 날개폭 10.5m, 전장 9.2m로 최대속도는 KTX보다 빠른 시속 340km까지 나온다"며 "향후 상용화를 위한 2~6인승급 eVTOL 개발에 이번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직접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최대 시속 340km는 경기 용인 터미널에서 서울 광화문역까지 15분 이내에 불과한 속도를 의미합니다.
 
비행 중 소음도 크지 않았습니다. 활주로 바닥에 마이크로폰 80여개를 설치해 기체 운용 소음을 측정한 결과를 보면 130m 상공, 시속 160km 속도의 운항 기준으로 61.5가중데시벨(dBA)을 기록했습니다. 
 
본격적인 소음 저감 기술을 적용하지 않았지만 80~85dBA인 헬기보다 소음이 20dBA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dBA는 귀로 느끼는 소리 크기를 더 잘 나타내기 위해 가중치를 붙인 값을 뜻합니다. 실제 기자가 들었을 때도 이착륙 때 소음이 헬기만큼 컸지만, 비행 중에는 조용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단지에 놓인 '오파브(OPPAV)' 기체에 7개 컨소시엄(35개 기관)과 5개 기관·기관연합(11개 기관) 등의 실증 프로그램 참여 기관 로고가 표기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미래형 교통 UAM…첫 실증 '수도권 상공'
 
UAM은 수도권으로 쏠린 집중화 환경을 해소할 수 있는 미래형 교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적 금융기업 모건스탠리의 분석을 보면 오는 2040년 전 세계 UAM 시장 규모가 1조4740억달러(1969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삼정 KPMG경제연구원 측도 2030년 세계 UAM 이용자가 1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110만명)와 중국 상하이(100만명)에 이어 서울 UAM 이용자는 70만명 규모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2020년 6월 'K-UAM 로드맵'을 발표한 우리나라는 공공·민간 정책공동체인 'UAM 팀 코리아' 발족을 통해 110여곳의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 설정, 민간 역량 확보·강화를 위한 환경조성, 대중 수용성 확보의 단계적 서비스, 이용 편의 인프라 및 연계 교통 구축, 산업생태계 조성, 세계 표준의 국제협력 확대 등 6대 전략을 구성한 정부는 올해 하반기 첫 실증을 앞두고 있습니다.
 
첫 실증 장소는 수도권 상공입니다. 오는 8월 인천 경인 아라뱃길(청라~계양) 상공에서 최초 비행을 시도한 뒤 내년 4월 서울 한강·탄천에서 비행 시연 행사를 열 예정입니다.
 
실증 우수기업에 상용화 시 보상을 주는 '맞춤형 규제 특례'도 5월 마련합니다. 오는 2026년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관광형(제주), 응급 의료형(대구·경북), 관광+교통형(부산) 등 다양한 유형 사업의 UAM 서비스가 전국화됩니다. 
 
기술개발 시간 소요와 대중 수용성을 고려할 경우 10여년간 조종사가 탑승, 2035년 이후에는 조종사 없는 자율비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UAM 상용화를 위한 민간 기업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특히 2020년 UAM 등 미래산업에 4조8000억원 투자를 밝힌 현대자동차는 2028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개발과 인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K-UAM 그랜드챌린지(GC·Grand Challenge)' 실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관은 46곳에 달합니다. 7개 컨소시엄(35개 기관)과 5개 기관·기관연합(11개 기관)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이 중 현장 참관한 OPPAV는 인천국제공항공사(기체), 대한항공(운항), KT(교통관리·통신인프라), 현대건설(버티포트), 현대자동차(플랫폼)가 속한 K-UAM 원팀이 개발했습니다.
 
 
김정일 SK텔레콤 부사장이 지난달 29일 전남 고흥에서 열린 그랜드챌린지(GC·Grand Challenge) 기자 간담회에서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의 구성 및 사업 분야, 향후 로드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예산 절실 한목소리…이착륙장 풀어야
 
UAM 이륙에는 몇 가지 밟아야 할 절차가 있습니다. 그 중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실증이 요구됩니다. 특히 비용 고민이 클 수 밖에 없어 예산 확보는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노종래 KT 책임연구원은 "보안도 굉장히 중요해 무선망 보안 체계의 경우 양자암호를 준비하고 있는데 역시 문제는 '비용'"이라며 "안전을 위해 무선망 보안 체계를 겹겹이 할 거냐, 아니면 어느 정도 상업적으로 갈 수 있느냐, 그런 트레이드 오프(이율배반) 문제가 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정일 SKT 부사장은 "국토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민간 기업 쪽에서 GC 등을 통해 UAM이 하나의 새로운 산업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정부에서도 여러 지원 방안을 많이 준비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국토부 예산 61조원 중 UAM에 투입하는 규모는 약 600억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미래 이동 수단 현실화'라는 이름 아래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 등과 같이 예산이 묶여 있습니다.
 
국토부는 2022~2025년 초기 상용화에 800억원을 투입하고 2030년 본격 성장기 대비 핵심기술 개발에 2024~2027년 1007억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국토부 측은 "올해 하반기 UAM 관련 법률 개정과 예산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국회 차원의 UAM 포럼(가칭) 발족도 추진하겠다는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최승욱 국토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은 예산 부족 문제와 관련해 "충분히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예산은 우선 민간기업으로부터 도움받을 것"이라면서도 "초기 사업 정착 활성화를 위해 공공이 수요를 확보할 필요가 있기에 산림청이나 국방부, 경찰청 등 의료나 관광 목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다른 정부 부처와 공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실증을 통해 안전성 검증 뒤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으로 하위법령 제정을 통해 원활한 실증과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하위법령 제정에 이어 버티포트 설계기준 등 세부·기술적 기준들도 관계 전문가들과 마련해 법·제도를 완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UAM 기체가 이착륙을 하고 충전·정비를 할 수 있는 '이착륙장'인 버티포트(Vertiport)와 관련해서는 "버티포트를 많이 짓는 것 등 실무적인 부분은 풀어야 할 게 남았지만 규제의 경우 국토부의 과장급 주재 실무위원회와 산하 5개 실무분과, 14개 워킹그룹(실무단)이 함께 함께 협의로 제도를 만들고 있어 최대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8일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고흥항공센터 내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단지에 국내 최초 '지상형 버티포트(Vertiport)' 전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고흥=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규하 경제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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