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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연이은 사망사고…노사 관계 직간접 영향권
올해 국내 조선3사서 숨진 근로자 4명
조선업, 근로자 50인 이상…중대재해 적용 대상
노조 "사고 재발 방지 힘쓸 것"
2024-02-14 15:17:17 2024-02-14 16:16:43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에서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노사 관계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 사측은 사망사고 발생에 따른 경영 리스크 확대를 차단해야 하는 한편, 노조는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사측에 강하게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4일 노동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 3사에서 숨진 근로자는 총 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업체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 1명, 삼성중공업 1명, 한화오션 2명 등입니다.
 
지난 2022년 7월 23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30만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이 진수되고 있다.(사진=대우조선해양, 뉴시스)
 
가장 먼저 발생한 사고는 지난달 12일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내 선박 방향타 제작공장에서 일어났습니다. 표면을 갈아내는 작업 도중 폭발이 일어나 20대 협력업체 직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같은 달 25일 옥포 조선소 E안벽에서 이물질 제거 작업을 위해 바다에 들어갔던 잠수부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경남 거제에 위치한 삼성중공업에서 근로자가 작업 중 계단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달 12일에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해양공장에서 철제 구조물을 이동시키는 작업 중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국내 제조업 중 조선업은 대표적인 고위험 업종으로 꼽힙니다. 타 업종 대비 상대적인 저임금 구조와 직업 안정성 우려, 고된 근무환경 등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잇따른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노사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노조가 사망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한다면, 사측에서는 조업 차질로 인한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조선3사는 3년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둔 채 실적도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망사고로 조업상 차질은 물론 경영진까지 책임을 추궁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조선사 모두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으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인 만큼 노동부에서도 사망 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공사금액이 50억 이상이거나 상시 노동자 50인 이상인 사업장에서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안전관리의무를 위반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난 2022년 1월27일 이전에도 조선업계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적용해 경영진에 제재를 가한 사례가 있습니다. 
 
각 회사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에서는 산업안전보건 위반과 중대재해 관련 업무과실치사 등의 위반에 따라 임직원 8명이 제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는 전현직 부회장, 사장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전현직 부사장, 조선소장, 대표이사 등이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대형 조선3사 사망사고를 두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실질적 경영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노동부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볼 것"이라며 "최근 발생한 중공업 사망 사고를 두고 노동부와 경찰에서도 조사를 하고 있으니, 그에 따른 조치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해양공장에서 구조물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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