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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고물가와 가성비 선물 세트
2024-01-18 06:00:00 2024-01-18 06:00:00
"프리미엄 선물 세트 라인업을 늘리고 있지만, 올해의 경우 아무래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보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세트 구성에 주력하게 되네요."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업계가 한결 분주해진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설 연휴가 업계 대목이다 보니 이에 걸맞은 선물 세트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죠.
 
사실 수년 전부터 유통가는 가성비와 프리미엄을 키워드로 한 선물 세트 구성에 주력해 왔습니다.
 
실속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5만원 안팎 수준의 합리적 가격대의 선물 세트를 구성하는가 하면, 보다 차별화된 제품을 찾는 수요층을 위해 몇십만원까지 달하는 선물 세트를 판매하는 등 그야말로 '투 트랙' 전략을 내세운 것인데요.
 
이는 사실 사회 전반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업계 역시 이에 편승하는 데 따른 결과입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연초부터 치솟는 외식 물가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유통 업계 역시 가성비가 뛰어난 선물 세트 구성에 더 중점을 둬 눈길을 끄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물가상승률은 3.6%를 기록했습니다. 이중 외식 물가상승률은 6%를 기록하며 평균의 1.7배에 달했는데요.
 
아울러 소비자물가 중 대표 먹거리 지표라 할 수 있는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은 6.8%로 평균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외식 및 가공식품 등 먹거리 품목의 가격 부담이 다른 물가 품목보다 월등히 컸다는 의미입니다.
 
유통업계가 이 같은 먹거리 물가 동향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것도, 선물세트의 대부분을 먹거리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업계 입장에서는 고소비 계층도 중요하지만,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층을 폭넓게 수용하기 위해서라도 식품 토대의 가성비 선물 세트 구성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최근 대형마트 여러 곳을 둘러보면 예년에 비해 3만원대 가공식품 세트가 확실히 늘어났음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또 김이나 견과류의 경우 1만원대 수준의 초저가 상품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데요.
 
매년 선물 세트 코너를 볼 때마다 명절이 임박했다는 생각에 내심 기쁘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가성비 선물 세트가 늘어난 것을 보면, 고물가로 인해 우리 삶이 더욱 팍팍해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가성비, 그리고 프리미엄 상품이 점령한 선물세트 코너에서, 중산층이 선호하는 가격대의 제품들이 다시 늘어나는 날은 언제쯤일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김충범 산업2부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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