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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하락거래 속출…하반기 역전세 우려 커진다
신반포자이 84㎡ 전세, 6억원 하락
2년 전 대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9.7% 하락
급매물 소진에 일부 지역 상승세…반등 시각은 '시기상조'
2023-05-23 06:00:00 2023-05-23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최근 2년 전보다 하락한 전세 거래가 속출하는 등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자이' 전용면적 84.92㎡의 경우 이달 13억3000만원(13층)과 13억5000만원(4층)에 신규 전세계약이 이뤄졌습니다. 지난 2021년 5월 같은 면적이 20억원(16층)에 전세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억원 이상 내린 가격입니다.
 
동작구 흑석동 '롯데캐슬 에듀포레' 전용 59.87㎡는 지난달 6억원(4층)에 신규 전세계약을 맺었는데요. 2년 전 거래된 8억원(4층) 대비 2억원 떨어졌습니다.
 
강북에서는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2단지' 전용 84.83㎡ 전세가 2021년 5월 12억원까지 거래됐으나, 이달 3억원 내린 9억원(17층)에 신규 거래됐습니다.
 
이처럼 2년 전과 비교해 현재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솔루션 직방RED가 국토부 실거래 데이터를 자체 딥러닝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올해 4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년 전 대비 11.8% 떨어졌습니다.
 
(그래프=직방)
 
수도권은 △서울 -9.7% △경기 -11.5% △인천 -17.1%를 보였습니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구(-13.2%), 동작구(-12.9%), 강동구(-11.8%), 서초구(-11.4%) 등에서 내림폭이 컸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과 경기 전세가격은 지난해 중순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시작돼 현재 2020년 중순 가격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역전세난 우려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세가격이 높았던 지난 2021년 하반기 계약을 맺은 전셋집 계약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서 올 하반기부터 역전세난이 부동산 시장을 덮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입니다.
 
전세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서울 내 1주택을 소유한 한 임대인은 "8억원 정도를 전세금 반환 목적으로 빌리려고 하지만 금리가 만만치 않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서울 일부 지역 상승세…"반등 논할 단계 아냐"
 
반면 급매물 소진 후 전세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서울 일부 지역도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 이달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6% 하락해 전주(-0.07%) 대비 낙폭을 줄였습니다. 송파구는 0.06%, 강남구와 강동구는 각 0.02% 상승했습니다. 동작구는 0.01%로 상승 전환했으며, 양천구와 영등포구는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물량과 저렴한 급매물이 빠지고 나면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 수순을 밟을 수 있다"며 "전세대출 금리도 안정되고 있어 월세에서 전세로 돌아오는 수요가 늘면 하락폭 둔화 혹은 상승 전환하는 곳이 추가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전세가격 반등을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함 랩장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 동결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 하락 등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 반등의 신호가 포착됐다"면서도 "전세사기 위험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대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시사 등 금융시장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반등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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