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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금주 금리 동결 유력
2월, 4월 이이 3번째 동결 예상
물가 안정세·경기 우려 고려할 듯
2023-05-22 06:00:00 2023-05-22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 주 상반기 마지막 기준금리를 조정합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3연속 동결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물가상승률 경로가 한은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데다 국내 경기 상황이 추가 금리 인상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동결 예측에 힘을 실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기 끝났나 
 
한국은행 금통위는 오는 25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합니다. 시장에선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3회 연속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시장에선 사실상 금리 인상기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결 전망의 가장 큰 이유는 물가상승률 때문입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만에 3%대로 내려왔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물가 상승률이 안정될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에 부함하고 있는데요. 앞서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과거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보기로 한 바 있습니다. 
 
국내 경기 상황도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전년 동기 대비 0.8%의 낮은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무역수지도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째 적자를 내면서 경상수지마저 흔들리는 등 경제 여건도 좋지 않습니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2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기대 인플레·한미 금리차' 고민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은 고민 요소입니다. 지난 16일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각각 ㎾h당 8원, MJ당 1.04원씩 올랐는데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 기준으로 전기요금은 3020원, 가스요금은 4431원 인상됩니다.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는 올 하반기부터 지하철 요금을 150원 올리는 안을 논의하고 있고  간·지선버스 300원, 광역버스 700원 등 버스 요금 인상이 확정되어 있습니다.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실제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떄문에 한은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주요 경제 지표 중 하나인데요. 이같이 공공요금과 대중교통비가 오르면서 지난달 3.7%로 11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를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상황도 부담입니다. 미국 연준이 다음달 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선데요, 최근 연준의 매파 인사는 물론 중도파 인사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매파들의 금리 인상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미 금리가 10개월째 역전된 가운데 역전 폭도 사상 최대인 1.75%p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만약 한은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한 번 더 올려 5.25~5.00%p까지 간다면 금리 격차는 2%p 벌어지게 됩니다.
 
금리 격차 자체가 2.0%p까지 벌어지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는 것도 우려스럽지만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가 바뀌면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단 점도 한은 입장에서 고민되는 요소입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시장 관심은 '금리 인하' 시점
 
실제 원·달러 환율은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소폭 내린 1326.7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연 고점 수준에 머물고 있습는데요. 지난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종가 기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간 한은은 한미 금리격차를 좁히기 위해 기계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금리를 통해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환율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금리뿐 아니라 여러 다른 정책을 통해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2월과 4월  금리인하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이번 금통위에선 이에 대한 언급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1일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과도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출 위축에 따른 경기 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을 감안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275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내린 바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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