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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지표 물가와 체감 물가의 괴리
2023-05-10 06:00:00 2023-05-10 06:00:00
"5월이라 외식할 일이 많은데 10만원은 기본으로 깨지니 많이 부담됩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됐다곤 하는데 이를 피부로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가정의 달'이라 불리는 5월입니다. 5월은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 '부부의날'이 몰려 있어 평소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일이 많은 달이기도 합니다.
 
가정의 달인만큼 기분을 내기 위해 외식에 나서지만, 요즘 치솟은 가격에 지갑을 쳐다보면 한숨이 나온다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먹거리는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보니 가격이 오르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신문이나 TV에서는 연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이걸 실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정부의 분석이 과연 맞는 것인지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년 전 대비 3.7%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렇게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내려온 것은 1년 2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3%대 상승률 복귀는 상징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둔화하면 경기 침체 속 물가가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조금 꺾이기 때문입니다. 6%대라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해 중순과 비교하면 분명 상황이 나아진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치솟는 먹거리 물가에 대한 서민들의 고민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지속되는 까닭입니다.
 
상승폭이 둔화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매월 상승세가 누적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물가는 회복될 수 없습니다.
 
체감 물가가 획기적으로 낮아지려면 물가 변동률 자체가 하락 반전해야 하는데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지표상의 물가와 현장에서의 물가에 어느 정도 괴리가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누적된 물가 상승은 결국 외식 지표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삼겹살, 삼계탕, 냉면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 대비 7.5∼16.3%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는 평균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돕니다.
 
게다가 식품 업체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가세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를 이유로 가격 인상에 줄줄이 나서는 실정입니다. 사실상 치킨이 3만원에 근접하는가 하면, 햄버거 가격도 1만원을 넘는 사례도 허다합니다. 모두 서민을 대표하는 음식들이라지만 가격은 서민과 멀어진 지 이미 오래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물가 상승률 발표와 함께 하반기 물가가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유가, 환율 등 여러 불확실성이 높다고 관측했는데요. 어쩌면 지금은 불확실성이라는 키워드에 좀 더 방점을 두고 통계를 보수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정부는 먹거리 안정 방안에 대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고, 기업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래야 지표 물가와 체감 물가의 괴리로 고통받는 서민들이 한숨 돌리고, 중장기 관점에서의 경제 안정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김충범 산업2부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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