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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출혈경쟁인데…'인터넷카드사' 검토에 카드업계 '반발'
빅테크 공격 영업에 연체율 적신호
2023-03-13 06:00:00 2023-03-13 06:00:0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핀테크 기업이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카드사' 신설을 요구하면서 카드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이 포화된 상태인데 신규 경쟁자가 진입하면 출혈 경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 업계 의견을 취합하는 가운데 핀테크 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처럼 온라인으로만 영업하는 '인터넷전문카드사 신설'을 요구했습니다.
 
기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신용카드사들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금융당국이 연일 '금융권의 실질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는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아이디어 초기인 만큼 구체적인 방향성이 나오는 걸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신용카드업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인터넷카드사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수많은 카드사 상품과의 차별성이 없다면 경쟁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이든 누적이용금액이든 0.1%p 올리려고 카드사 입장에서는 많은 돈을 이미 지불하고 있다. 당장 0.1~0.2%p 올리는 것도 경쟁이 치열하니 무척 힘든 상황인데 인터넷 전문 카드사가 나온다고 해서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지 의문"이라고도 짚었습니다. 
 
(사진=뉴시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국내·해외 일시불 및 할부 사용액 합계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21.03%), 삼성카드(20.61%), 현대카드(17.63%), KB국민카드(16.33%) 순이었습니다. 상위 1·2위 사, 3·4위 사는 단 1~2%p차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사들이 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 제공하고 있지만 연체율이 늘어나는 것을 지적하며 리스크 관리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최대 30만원까지, 카카오페이는 교통비에 한해 15만원까지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이 강병원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에서 제공하는 후불결제 잔액은 406억원으로 지난해 6월 대비 2.5배 증가했습니다.
 
특히 토스의 후불결제 연체율은 지난해 8월 1.15%에서 12월 3.48%로 급증했고, 네이버파이낸셜은 같은기간 2.14%로 4개월만에 0.66%p 증가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핀테크사가) 소액 신용한도이긴 하지만 이미 신용카드업과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도 고민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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