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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 디캠프 대표 "국내서 쌓아온 창업 노하우, 동남아·일본까지 넓힐 것"
글로벌·국내 지역 넓히며 창업 노하우 전파
멘토 인력·창업 프로그램 늘려 뜨거운 호응
"폐업 리스크, 벤처 정신으로 감내하고 가야"
2023-02-20 06:09:16 2023-02-20 06:09:16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글로벌, 지역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창업 생태계를 넓혀왔어요. 그 기반엔 좋은 멘토들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자리합니다. 올해는 일본,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국 스타트업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난 10일 디캠프 본사에서 만난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는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이 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2021년 2월 디캠프에 합류해 사업을 총괄해온 김 대표는 척박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을 매개하고 노하우까지 전파하는 오작교 역할을 해왔습니다.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가 인터뷰 이후 선릉 사옥 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디캠프)
 
그동안 디캠프는 창업 생태계 문화를 알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는데요. G마켓, 인터파크, 롯데벤처스 등을 거쳐오며 기업 경영에 특화된 커리어를 쌓은 김 대표가 합류한 이후부터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갖춰 사업 자체의 규모를 키우는 일에 역량을 집중하며 디캠프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쓰는 모습입니다.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그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일종의 멘토, 코디네이터로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업자들과 꾸준히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디캠프는 국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해외까지 체계적인 토대를 갖추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멘토 인력은 초반 30명에서 지난해 3배에 가까운 80여명까지 늘어난 상태인데, 면면을 보면 트랜스링크, 빅뱅엔젤스, KB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 등의 인력으로 다양하게 구성돼있습니다. 디캠프에 따르면 지난해 249건의 1대1 창업자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여기에는 총 1454명이 참여했습니다. 전년비 프로그램 개수만 44.7% 늘었고, 2020년과 비교해선 거의 8배 가량 늘었습니다. 참여자의 경우 전년비 73%(840명) 늘어난 수치입니다.
 
김 대표는 "사내 벤처 등을 통해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 창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들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초기 CEO살롱을 대표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운영해왔는데, 참여자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을 공유하며 해답을 잘 찾아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디캠프에 센터장으로 합류하면서부터는 디캠프 사업 자체를 스케일업하는 데 집중했다"고 그간의 행보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디캠프)
 
디캠프는 CEO살롱과 같이 이미 여러 회차를 진행해 자리잡은 프로그램은 횟수를 늘리고, 신규 분야에서는 프로그램을 발굴해 더 많은 창업자와 구성원들 간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 스타트업 멘토와 전문가풀을 강화하는 등 창업 생태계 확장에 다각도 노력을 해오는 중입니다. 현재 매월 20여개 개최되는 오피스아워에 700명의 스타트업이 신청하고 있습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기에 디캠프는 기획·운영을 효율화하며 개최 건수를 늘려오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디캠프는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세밀한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가를 적시에 연결할 수 있도록 멘토링 사업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김 대표는 창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자 글로벌, 지역 사업 확장이라는 2가지 키워드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기존엔 글로벌 팀이 전무했는데, 김 대표는 일단 역량있는 인원을 모아 팀을 꾸리고 해외로 나가 네트워크를 넓히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사업을 한다고 수십번 말을 하는 것보단 팀부터 세팅해 사업을 하고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해외 사업자들에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면서 "비즈니스 목적을 가지고 현지에 한달, 두달 길게 출장을 보내 해외 사업자들과 소통의 시간을 늘리도록 유도했다. 이 덕분에 '얘네는 진짜로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해외에서 파트너십 성과도 보다 쉽게 얻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거점은 초반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기반을 닦았고, 올해 초부터는 가까운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의 창업 생태계도 김 대표가 오면서 기반이 마련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지방에선 스타트업에 대해 낯설어하고, 창업 문화가 덜 자리잡혀 있다"면서 "그래서 전국투어를 기획했고, 서울, 부산, 대구, 마산, 대전, 광주, 목포 등 전국을 다 순회하며 일종의 네트워킹 장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5월 개소한 '디캠프 스타트업 라운지 부산'은  KTX 부산역 인근에 위치해 스타트업을 위한 원격 근무 공간 제공,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 (사진=디캠프)
 
지역까지 넓어진 접근성 이점에 더해 출중한 멘토들이 많다는 점도 디캠프 프로그램의 인기비결로 꼽힙니다. 김 대표는 "멘토들은 지속적으로 영입되는 중인데 멘토 경쟁률이 높고, 우리도 엄선해서 뽑고 있다"면서 "디캠프의 멘토가 되면 업계 최고라는 명예를 심어준다. 최고 멘토로 인정받게 되면 황동으로 만든 상패와 함께 창업자의 피드백이 담긴 손편지를 같이 준다. 이 점 때문에 보람을 느끼고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쓴 조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는데요. 창업자들이 가장 크게 걱정할 폐업 리스크에 대해선 "폐업이 나쁘다"는 인식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벤처 비즈니스의 본질은 벤처, 위험한 일을 감내하고 가는 것"이라며 "실패한 벤처 비즈니스를 빨리 정리하는 게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으로, 정부 차원에서도 생존률, KPI(핵심성과지표) 지수를 따지는 일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망한 기업들을 안 망하게 하려고 자꾸 자금을 투입하면 상황이 악화될 뿐"이라며 "오히려 망한 기업들의 똘똘한 창업자들이 이 경험을 가지고 또 다른 기업에 가서 도전하고, 그곳에 인재가 모여 그 회사가 유니콘이 될 수도 있다. 스타트업을 제대로 육성하려면 약육강식이 강하게 작동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향후 디캠프 사업은 일본을 비롯해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의 창업 네트워킹을 넓히는 한편, 해외 현지 스타트업들도 한국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전개될 예정입니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미국까지 진출해 성공적인 창업 노하우를 전파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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