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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마블의 종말 보고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앤트맨’ 시리즈 핵심 키워드 ‘양자 영역’ 영화적 세계관 확장
‘양자 영역’ 공간 집중…MCU 핵심 캐릭터-빌런 균형감 ‘실종’
2023-02-16 07:03:19 2023-02-16 07:03:19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마블 신화의 첫 시작 아이언맨’ 1편부터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까지. 23편에 이르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전체 1막에 해당하는 지점을 우린 인피니티 사가라 부릅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챕터 개념 페이즈구분을 무시하고 보면 이렇습니다. 하지만 이후 모두가 잘 아는 개별 히어로 세대 교체를 단행한 페이즈4가 열리면서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마블 제국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적 세계관을 넘어 현실세계까지 지배하려 든 MCU가 페이즈4에서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이 마블 제국의 구조적 문제점이 그 지점부터 드러난 것이라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앞서 언급한 인피니티 사가에 속한 작품들 강점은 막강한 캐릭터 구축화에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아이언맨=토니 스타크=로다주란 공식이 성립했습니다. 심지어 실제 배우 로다주가 코믹스 속 토니 스타크 실제 모델일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으로까지 인식 자체를 이어줬습니다. 이런 인식론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영화적 세계관이 가장 현실적 세계와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최고의 도구로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이들 모두가 타노스와의 대결에서 어떻게 든 승리하고 우리 모두를 구원해 줄 히어로들이라 간절히 믿으며 두 손 모았던 순간이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트렸던 것처럼. 그래서 페이즈4 이후부터 마블의 근간은 무너지기 시작했던 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트려준 캐릭터의 퇴장은 이 세계의 현실성을 부정하는 일차적 오류였습니다. 그걸 간파했는지, 아니면 간과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결과가 이렇다면 후자에 가까운 판단이었을 겁니다. ‘앤트맨시리즈의 세 번째 스토리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페이즈5를 여는 첫 번째 영화란 점은 바꿔 말하면 앞으로 이어질 MCU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란 판단이 됩니다. 결과부터 언급하자면 이번 영화의 결과, ‘좋지 않은 시그널입니다.
 
 
 
이번 앤트맨스토리는 솔로무비 앤트맨과 와스프그리고 인피니티 사가종합판 어벤져스: 앤드게임이후 상황에 맞춰져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피넛으로 불리던 스콧의 딸 캐시는 성장했고, 스콧과 그의 연인이자 조력자 와스프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그리고 호프의 아버지와 어머니 행크(마이클 더글라스)와 재닛(미셀 파이퍼). 이들은 새로운 가족으로 함께 생활하며 행복한 삶을 즐깁니다. 성장한 캐시는 뛰어난 재능을 활용해 재닛의 과거 연구 자료를 토대로 양자 영역과 연결되는 장치를 개발합니다. 이 장치만 있다면 양자 영역 어디에 있다 해도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일종의 네비게이션이 됩니다. 문제는 양자 영역과 신호를 주고 받는 단 것. 그건 바로 양자 영역에서도 현실 세계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 단 얘기가 됩니다. 이 장치를 켜는 순간 양자 영역에서도 위치를 파악해 버리게 됩니다. 즉 포털이 열리게 되고 순식간에 이들 가족은 양자 영역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습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양자 영역은 시공간의 존재 가지가 무의미합니다. 이 세계에서 무려 30년이나 갇혀 지낸 재닛은 가족 모두가 의아스러울 정도로 공포에 사로 잡혀 두려움을 드러냅니다. 그 두려움 원인은 바로 ’. ‘은 양자 영역 세계를 하나하나 정복해 나가며 숨은 야욕을 드러내는 인물입니다. 그는 양자 영역에 떨어진 스콧에게 거래를 제안합니다. 그의 딸 캐시를 볼모로 잡고. 거래 제안은 양자 영역에서 벗어날 열쇠 코어를 가져오는 것. 그 대가는 딸 캐시 그리고 스콧의 잃어버린 시간, 즉 과거를 주겠다는 것. ‘은 시간을 지배하는 능력을 통해 모든 것을 이뤄줄 수 있다 제안합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양자 영역은 MCU에서 가장 핵심인 키워드 입니다. 이미 인피니티 사가전체를 관통하는 소재로 등장해 앤드게임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해법으로 역할을 다 했습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에선 멀티 버스가 등장하면서 양자 영역에 대한 키워드가 더 주목을 받습니다. 다중우주 이론에서 양자 영역은 일종의 통로이자 열쇠처럼 존재합니다. 이 개념을 시리즈로 확장 도입한 내용이 마블 코믹스 전체에서 앤트맨시리즈를 지탱하는 동력입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 동력이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개성을 흐릿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캐릭터의 구축화가 가장 큰 장점이던 MCU전체를 납작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 세계관을 주목하게 만들던 히어로 캐릭터가 보이지 않고 세계관만 남아 버렸습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MCU 속 솔로 무비와 어벤져스시리즈 모두 주인공 히어로의 강한 캐릭터 구축화 그리고 이와 완벽하게 정 반대의 거리를 둔 빌런의 존재감이 정확하게 균등점을 이루면서 만들어 낸 공감대가 재미란 이름으로 관객들을 체감 시켰습니다. 이 문장의 이론을 증명하는 MCU속 캐릭터가 바로 타노스였습니다. 타노스는 악행의 이유와 목적 그리고 동기 부여 실행력 모든 면에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게 구축된 온전한 캐릭터였습니다. 빌런이었음에도 MCU전체의 현실화를 이끌어 내는 데 히어로의 역할 이상을 해낸 캐릭터가 바로 타노스였단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듭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 같은 논리는 결정적으로 MCU를 지탱해 온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페이즈4에서 히어로 캐릭터 세대교체가 단행되면서 균형점이 무너졌습니다. 급기야 페이즈5의 첫 시작에선 나머지 하나의 균형점까지 흔들리게 됩니다. 바로 빌런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세계관은 같은 MCU이지만 이전 즉 인피니티 사가와는 전혀 다른 맥락의 MCU가 된 셈입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일단 ’. 이유와 목적은 분명합니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양자 영역에 갇혀 버렸습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자이지만 시공간이 무의미해진 양자 영역에서 그의 힘은 약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간극을 앤트맨 패밀리가 파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결 구도로 몰아갔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전 인피니티 사가에서 보여 준 타노스의 이유와 목적 동기 부여와 실행력. 이 모든 게 에겐 보이지 않습니다. 그가 왜 그토록 현실 세계로 넘어가려는 지 짐작만 될 뿐입니다. 물론 그 이유는 영화 본편 이후 두 개의 쿠키 영상 중 첫 번째 내용에서 미뤄 짐작이 가능하지만 그 마저도 불 분명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균등한 균형점 가운데 이미 빌런 의 무게감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앤트맨 패밀리의 캐릭터화 역시 기존 MCU가 선보인 그것과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입니다. 특히 앤트맨 시리즈만의 고유한 색깔인 인간적 매력과 코미디의 힘이 엉뚱한 곳으로 집중돼 시리즈 자체의 방향성 마저 퇴색됩니다. 앤트맨 솔로 시리즈 속 유명했던(?) 캐릭터의 희화화는 납득하기 쉽지 않은 선택처럼 다가옵니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결과적으로 MCU그리고 그 자체를 구성해 온 각각의 솔로 무비. 그 아래에 존재해 온 히어로와 빌런의 정확한 균등점. 이 지점이 무너진 상태에서 출발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그래서 이 영화에 남아 있는 건 공간, 양자 영역에 대한 시각적 비주얼 뿐입니다. 124분 러닝타임 동안 관객 눈에 보이고 머리에 남는 건 알록달록한 상상의 공간, ‘양자 영역뿐입니다. 그 이상 이하도 없습니다. 215일 개봉.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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