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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9명꼴 사망 '고독사'…"'고립사회' 사회관계망 필수 지원해야"
작년 고독사 3378명…1인 가구 증가 등 영향
남성 고독사, 여성의 5.3배…5060 남성 취약
고독사 5년간 증가 추세·…지역별 편차 커
"전문적 영역 뿐 아니라 '연결'의 느낌 중요"
2022-12-14 16:02:54 2022-12-14 16:03:22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지난해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가 하루 9명꼴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립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생애 경험인 만큼 '연결'을 위한 사회 관계망이 필수 지원 영역이 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는 총 3378명으로 집계됐다. 고독사는 단절된 채 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자살, 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 발견된 사례를 일컫는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간 고독사 사망자 수를 보면 2017년 2412명이던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18년 3048명, 2019년 2949명, 2020년 3279명으로 증가세다.
 
이관형 보건복지부 지역복지과 서기관은 "최근에 혼인, 부양에 대한 가치관이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다. 최소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 가족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사회관계망 지표도 악화되고 있어 고립, 단절에 이르는 경우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현황을 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16만6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2005년 20%에서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관형 서기관은 "이번 달부터 고독사 주요 사례를 심층 분석해 고독사 사망자가 어떤 요인에 의해 고립 상태에 놓였는지 등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전체 사망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약 1% 내외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최근 5년 동안 고독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도로 3185명의 고독사가 발생했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 2748명, 부산 1408명 등의 순이었다. 가장 적게 발생한 지역은 세종으로 54명을 기록했다.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는 총 3378명으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로 전년 대비 38.4% 고독사가 늘었다. 대전은 23.0%, 강원은 13.2%의 증가 폭을 보였다.
 
2021년 고독사 발생이 전년 대비 감소한 지역은 7개로 감소율이 가장 큰 지역은 전북이다. 전북의 고독사 감소 폭은 25.9%를 기록했다. 뒤이어 경남 9.8%, 충남 9.3%, 광주 5.9% 등이다.
 
고숙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독사에 관한 정책을 관심있게 하는 지역은 고독사 발생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편차의 원인을 분석하려면 지역별로 고독사에 대한 예방정책, 발굴정책 등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와 관련한 내용을 분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구 10만명당 고독사 발생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6.6명이다. 전국 평균에 비해 인구 10만명당 고독사 사망자가 많은 지역은 부산, 인천, 광주, 충남 등 4개 지역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남성의 고독사가 여성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5.3배로 격차가 벌어졌다. 최근 5년 동안 고독사 사망자 수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남성은 10.0%, 여성은 5.6%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고독사 사망자 중 50대 남성이 26.6%를 차지했다. 60대 남성은 25.5%를 차지해 50~60대 남성의 고독사가 전체 고독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근 서울대행복연구센터, KB금융경영연구소 등의 조사를 보면 50대 남성은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하지 못하고 실직과 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연령대로 분류된다.
 
고독사 발생 장소는 주택이 가장 많았다. 주택에서 발생한 고독사가 매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고독사의 50.3%가 주택에서 발생했다. 아파트 22.3%, 원룸 13.0% 등도 뒤를 이었다.
 
최초 신고자는 형제·자매 22.4%, 임대인 21.9%, 이웃주민 16.6%, 지인 13.6% 순으로 많았다. 기타 직계혈족, 택배기사, 친인척, 경비원, 직장동료 등에 의해 발견·신고되는 경우도 있었다.
 
고독사 중 자살 사망 비중은 지난 5년 동안 16.5~19.5%로 조사됐다. 연령이 어릴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19세 이하 고독사의 100%는 자살로 인한 사망이었다. 20대는 56.6%, 30대는 40.2%가 자살로 인한 고독사로 나타났으며 40대 26.0%, 50대 16.9% 등으로 조사됐다.
 
이관형 서기관은 "형사·사법 정보에 기술된 내용으로 분석하다보니 전체 고독사에 대한 원인에 대한 분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질병에 의한 고독사인지 등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유관기관과 정보를 연계해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숙자 연구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을 위한 공청회' 발제 자료를 통해 "고독사 예방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며 "국가와 지자체는 모든 국민을 고독사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원은 "집중사례관리를 통해 접근해야 하는 전문적 영역도 필요하지만 연결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기회와 공간과 자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의 공적부조제도가 고립과 관련한 관점에서 개선돼야 한다"며 "공적부조는 현물급여인 금전적 지원, 주거지원 등과 함께 기회와 관계망에 대한 지원을 필수 영역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진희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5년 마다 (고독사에 관련한) 실태조사를 하는데 5년 뒤에는 조금 더 보완된 자료가 나올 수 있게 하겠다"며 "건보공단 자료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독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는 총 3378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고독사로 발견된 A씨의 집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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