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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뉴턴 존은 누구? 70·80 풍미한 '만인의 연인'
2022-08-09 12:18:46 2022-08-09 12:18:46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8일(현지시간) 향년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국 가수 겸 배우 올리비아 뉴턴 존은 1970~80년대 '만인의 연인'으로 통한 세계적 팝스타였다.
 
마돈나, 휘트니 휴스턴 이전 세계 팝 디바의 아이콘이었다. 1970년대 린다 론스타드, 데비 분, 보니 타일러 같은 여성 가수들과 경합하며 정상에 선 가수다.
 
뉴턴 존은 1948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성악가이자 대학 교수였던 아버지와 물리학자 집안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막내딸로 출생했다. 외할아버지는 195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막스 보른(Max Born)이다.
 
여섯살이 됐을 때 1954년 아버지를 따라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으로 이주했다. '팝계의 만년 소녀', '신데렐라' 등으로 불렸다.
 
최초의 히트곡은 밥 딜런의 노래를 커버한 'If Not For You'이다. 다만, 컨트리 국가인 미국에서는 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가 호주에서 자란 영국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음색이 컨트리 특유의 거친 목소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뉴턴 존은 그러나 특유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앞세워 컨트리계의 공고한 벽을 무너뜨렸다. 1973년 발표한 'Let Me Be There'로 빌보드 싱글 차트 6위, 캐나다 싱글 차트 2위를 기록하고 그래미 최우수 여성 컨트리 보컬상까지 휩쓸며 편견을 타파했다. 
 
1974년작 'I Honestly Love You'로는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상을 받고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 싱글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1990년 12월 뉴튼존이 LA에서 인터뷰하며 찍은 사진. 사진=뉴시스·AP
 
1978년 존 트라볼타와 주연을 맡은 뮤지컬 영화 '그리스'로 연기 뿐 아니라 음악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주인공 '샌디'를 맡아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 대신 몸에 착 달라붙은 검정 가죽 재킷과 바지를 입고 디스코, 팝 록 등을 소화했다. 뉴턴 존과 트라볼타가 함께 부른 팝 록 'You're the one that I want'는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뮤지컬 영화를 대표하는 곡 'Summer nights'는 한국 청춘 영화 '비트'의 정우성·고소영이 2000년대 초반 출연한 옷 브랜드 광고 음악에 삽입되면서 국내에 알려지기도 했다.
 
1981년엔 몸에 꽉 끼는 '레오타드(Leotard)' 복장으로 변신한 곡 'Physical'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 곡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10주간 1위라는 당대로는 이례적 결과를 얻었다. 뮤직비디오는 이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비디오' 부문도 수상했다. 뉴턴 존은 생애 총 4개의 그래미 어워즈를 받았다.
 
1992년 유방암에 걸린 이후 뉴턴 존은 연구 후원자로 나서기도 했다. 호주 멜버른에 '올리비아 뉴턴 존 암 웰니스 & 리서치 센터'(ONJCWRC)를 건립하고 연구기금을 조성했다. 2013년에는 암이 어깨로 전이됐다 완치됐다. 2017년 5월에는 암이 재발, 허리 아래까지 전이됐다.
 
환경 문제 해결과 동물의 권리를 위해서도 활동했다. 2006년 UN환경민간대사로 활동을 펼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훈장을 받을 정도로 사회적 기여를 인정받았다. 2018년엔 회고록 'Don't Stop Believe in'을 냈다.
 
상업적이고 선정적이라는 일각의 시선에도 그는 음악의 대중 친화적인 접근이 중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미국의 음악 전문 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일부 사람들은 상업적인 것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저는 완전히 반대다.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Physical' 열풍이 불던 1980년대에는 뮤직비디오와 연관시켜 에어로빅 비디오 제작의 대중화까지 이끌어낸 선도적 인물로 꼽힌다. 
 
2000년과 2016년 두 번 한국을 찾았다. 특히 2016년 5월1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단독 콘서트 때는 한국 나이로 70세를 앞두고 있는 나이와 암 투병이라는 병력에도 전성기와 비슷한 퍼포먼스 기량을 뽐냈다. 
 
내한 당시 기자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스스로 자기 자신이 돼라(be yourself)"며 "유머 감각을 가지고 항상 웃어라. 행복해야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호주 출신 가수이자 배우인 올리비아 뉴튼 존이 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남부 자택에서 암 투병 중 향년 7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018년 1월 27일 뉴튼존이 LA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AP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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