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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진정?…인플레 정점 기대감·경기침체 우려 교차
경기침체 우려에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락'
인플레이션 정점 후 경기침체…금리 인상 속도조절 기대
"연준 매파 기조 여전…스텐스 변화 기대하긴 이르다"
2022-07-07 13:58:23 2022-07-07 13:58:23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주요국의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경기가 둔화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기조가 달라질 수도 있어서다.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현재 강달러를 지지하고 있는 금리차 역전이 해소될 수 있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국제유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97달러(0.97%) 하락한 98.53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각각 전일 대비 배럴당 2.02%, 1.74%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5일(현지 시각) 국제유가가 8∼10% 급락한 데 이어 연이틀 하락이다.
 
최근 유가가 큰 변동성을 나타낸 원인은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반영된 까닭이다. 최근 주요국들이 고강도 긴축을 예고하면서 금융시장에 경기침체 공포가 커지고 있다. 임환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고물가가 지속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기업의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며 “이는 에너지 수요 감소로 이어져 유가 하락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외에도 대부분 원자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GSCI 곡물가격지수와 런던금속거래소(LSE) 금속가격지수는 고점을 찍은 후 1~3개월 만에 30%가량 하락했다.
 
금융시장도 투자자들도 인플레이션에서 경기 침체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금리 역전이 나타난 이후 전일에도 2년물 미 국채 금리(2.967%)와 10년물 국채 금리(2.902%)의 역전이 이어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최근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돌고 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경기가 둔화하면 연준이 금리를 많이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에서 강한 긴축 의지를 봤지만,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됐던 3주 전 FOMC 회의쯤과는 달리, 지금은 성장 우려가 높아졌다는 게 시장의 생각”이라며 “FOMC 의사록에서 확인된 연준의 매파 기조가 지금은 달라져 있을 수 있고, 앞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준의 매파 기조가 다시 확인된 6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오히려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86포인트(0.23%) 오른 3만1037.68로 거래를 마쳤으며,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0.36%, 0.35% 상승했다.
 
연준이 6월 FOMC 의사록에서 여전히 인플레에 대한 강력 대응 의지를 보인 만큼 속단하긴 이르다고 의견도 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신호가 동시에 확인되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며 “시장은 이를 우려하고 있지만, 높아진 물가 상승률과는 달리 고용시장의 견조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정책 당국자는 아직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둔화로 인해 고용시장의 유의미한 변화가 나올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그 가능성 때문에 현재 가장 대응이 필요한 물가에 대한 정책 스탠스를 완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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