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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머니무브③)판 커지는 퇴직연금…'고객 모시기' 사활
7월 디폴트옵션 도입…IRP 시장 경쟁 치열
'후발주자' 증권사 추격에 은행권 고객잡기 총력
2022-05-26 06:00:00 2022-05-26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금융권 머니무브의 또 다른 격전지는 퇴직연금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 시행되면서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업권을 불문하고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제작=뉴스토마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형퇴직여금(IRP) 적립금은 46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5.1%(12조1000억원) 급증했다. 3년 연속 30%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개인형 IRP 등 3가지로 구분된다. DC형과 IRP는 DB형과 달리 가입자가 직접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리츠 등의 실적배당 상품으로 운용 가능하다. 특히 오는 7월 디폴트옵션 도입 여파로 20대부터 50대 직장인 가입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DC형·IRP형 퇴직연금에서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을 시 회사와 근로자가 미리 정한 방식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디폴트옵션 도입에 맞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퇴직연금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 가능한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안을 변경했다. 현행 규정에서는 편드형 디폴트옵션의 경우 가입자가 희망하더라도 적립금의 최대 70%까지만 혼합형 펀드 등 위험자산을 편입할 수 있다. 나머지 30%는 수익률이 낮은 예·적금으로 운용해야만 한다. 때문에 펀드형 상품은 사실상 디폴트 옵션으로 작동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실제 국내 퇴직연금은 적립금은 300조원에 육박했지만 수익률은 부진하기만 하다. 최근 5년간 평균 수익률이 2%에도 못 미친다. 디폴트옵션이 시행되면 국내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IRP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IRP형 퇴직연금 운용사별 비중을 살펴보면 원리금 보장형 위주로 운용되는 은행이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권사(21%)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7월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IRP 고객 유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신규상품 출시는 물론 마케팅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도 내놓고 있는데,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면제 혜택과 더불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퇴직연금 규모는 400조원 이상인데, 상당 부분이 디폴트옵션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판이 커지는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는 대형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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