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후' 매출 불안 현실화…LG생활건강, 성장동력 꺼지나
1분기 영업이익 전년비 52.6% 급감…'반토막'
중국 코로나19 봉쇄 정책 영향이라지만…타사 대비 타격 커
입력 : 2022-05-18 08:50:00 수정 : 2022-05-18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6일 14: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이 충격적인 1분기 성적표를 받으며 미래 성장성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나고 잘나가던 중국 시장에서는 화장품 사업의 부진으로 외면받으며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후'의 매출 불안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측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로 럭셔리 화장품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타사 브랜드와 달리 타격이 큰 '후'의 역성장에 우려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한 1조6450억원, 영업이익은 52.6% 감소한 1756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의 매출은 699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6% 줄었다. 영업이익은 72.9% 내려간 690억원을 기록했으며 중국 영향 제외 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LG생활건강 측은 1분기 실적 부진과 관련해 상하이 봉쇄 여파로 중단됐던 화장품·식품 업계의 공장 가동과 상품 유통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며, 상하이법인이 이달 4일 상하이시 상무위원회가 발표한 '조업 가능 화이트리스트' 기업에 포함된 뒤 11일 복공 신청이 승인됨에 따라 15일부터 상하이에서의 물류 사업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북미시장 진출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미국 더크렘샵(The Crème Shop)의 지분 65%를 1억2000만달러(한화 약 148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최근에는 월마트 입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커버리지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의 “중국 봉쇄 조치로 인한 실적 부진” 해석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지난 2005년 취임한 차석용 부회장을 필두로 17년간 연간 실적을 우상향 시켰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중국 광군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온라인 쇼핑행사인 ‘618 쇼핑축제’ 기간 동안 LG생활건강의 숨, 오휘, 후 등 6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72% 증가하며 에스티로더, 랑콤 등에 이어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랭킹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후, 숨, 오휘의 브랜드 매출은 지난 2014년 1조원을 기록한 이후 연평균 29%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2018년 3조원까지 증가, 부문 매출액에서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52.1%에서 2018년 76.7%까지 확대됐다. 특히 2018년에는 연결 매출이 7.6% 증가한 6.75 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내 판매 실적 저조가 오롯이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일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생긴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090430) 또한 다소 초라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았지만 매출액은 1조26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3875억원)보다 9% 감소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977억원에서 13% 감소한 1712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1%, 19.5% 감소한 4199억원, 42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LG생활건강의 브랜드력에 대한 의구심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인 후의 매출이 54%나 감소했는데, 이는 2020년 2분기 코로나19로 유럽이 봉쇄됐을 때,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의 매출 감소폭보다도 더 크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번 1분기 에스티로더 중국 매출이 -5%, 설화수는 8%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과 봉쇄 영향은 동일한 사업 환경이었다. 
 
화장품 부문의 '빨간불' 신호는 이미 켜져 있었다. 지난 2021년 3분기에는 중국 실적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면서 대표 브랜드인 후까지도 브랜드 전체 -3% 역성장, 중국 +4% 성장에 그쳤다. 중국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 +2%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후는 화장품 내 비중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후 부진으로 인해 부문 전체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이어진 2021년 4분기에도 중국 시장 약화 추세는 지속됐다. 매출 1.1조원(-14%), 영업이익 1,872억원(-17%)으로 부진했으며. 럭셔리의 매출이 12% 감소했다. 브랜드 후가 12% 감소했으며, 그 외 숨과 오휘는 각각 33%, 24%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해외시장에서 화장품 브랜드력이 꺾인 것은 곧바로 LG생활건강의 위기로 이어졌다. LG생활건강의 뷰티 사업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이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사진=LG생활건강)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B토마토>에 “2분기 실적 또한 1분기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2분기의 절반인 상황에서 급격한 개선의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시에 후 브랜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며 같은 상황에서도 일부 업체들은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는 점 또한 우려스럽다”라고 평가했다.
 
북미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직접적인 시장 진출이 아닌 인수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성장세에 보탬은 되겠지만 진출 속도나 기존의 전사 매출 대비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유의미한 실적이 단기간 내에 발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측은 <IB토마토>에 “LG생활건강은 여전히 뷰티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북미 시장 중심의 해외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브랜드 후 외에도 오휘, CNP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뿐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브랜드가 강화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미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최대 시장이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시장 사업 확장 또한 지속할 것”이라며 “북미 소비자가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강화할 것이며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확보한 리테일러와의 관계를 확대하고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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