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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웃돈 4월 CPI·암호화폐 폭락…증시 악재 '첩첩산중'
코스피, 2550선도 붕괴…장중 최저점 3거래일 만에 재경신
암호화폐 급락 등 위험자산 기피 현상…점진적 분할매수 해야
2022-05-13 06:00:00 2022-05-13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가 패닉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불안감은 더 높아진 데다 암호화폐 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위험자산들에 대한 위축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중에는 연중 최저점(2546.80)을 새로 썼다. 지난 10일 기록한 저점(2553.01)을 기록한 지 3거래일만이다.
 
증시가 급락한 이유는 간밤에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모두 상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급등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문가들의 전망치(8.1%)보다 상승률이 높았던 만큼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3월 상승률이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였다는 점에서 4월 CPI도 40년 만의 최대 기록에 여전히 근접한 상태를 지속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4월 헤드라인 CPI와 근원 CPI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면서 “지표상 인플레이션 정점을 통과하고 있지만 안정세 복귀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공급망 차질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품목들에서 물가 상승이 동반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중앙은행의 경계감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경기둔화와 경기 침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인플레 지표가 안정화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단기적인 위험관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 시장 급락에 따라 기술주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면서 나스닥 급락세가 코스피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들의 급락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이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글로벌 주식시장을 비롯한 위험자산들에 대한 위축을 불러 왔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보합권까지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지만 재차 하락폭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주식시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급락에 따른 위축된 심리적인 영향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의한 소비 둔화로 경기 위축 이슈가 부각되면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9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4000만원 밑으로 떨어졌으며 전체 암호화폐 중 상위 10위권 안에 들던 루나가 하루 만에 90%가 넘게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시장 변동성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 지표를 후행적으로 확인하면서 대응해 나갈 수밖에 없는 가운데, 시장 신뢰를 잃어버렸던 연준이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월 중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포함해 다음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 변동성 확대는 감내해야 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변동성이 높아진 증시 상황에서 개별 기업에 대한 분할매수 조언도 나온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악재들이 더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CPI 발표만으로는 오히려 지난달 대비 양호했다고 판단된다"면서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업체들도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반발 매수세 유입은 기대되고 있고, 전체 업종 보단 개별 기업 위주로 점진적 분할매수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12일 코스피는 연중 최저점을 다시 썼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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